[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1900선의 마디지수의 지지력은 강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 증시는 해외증시 약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KOSPI 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자 그간 상대적 강세를 보였던 코스닥은 '패닉'을 연상시킬 만큼 떨어졌다. 시장 내에서도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미국 북동부를 허리케인이 강타할 것이라고 한다. 뉴욕증시를 이틀간 휴장에 이르게 할 정도로 메머드급이다. 예상 피해액이 20조원에 달해 가뜩이나 어려운 미국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밤이 깊으면 새벽이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주가 급락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부각시킨다. 증시내의 안전자산 쏠림현상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바닥권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물론 바닥이라고 주가가 항상 반등하는 것은 아니다. 바닥권에서 횡보하면 악재가 더 크게 보인다. 그래서 바닥권에서는 투자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지난 주 미국증시(S&P500)의 조정은 세 가지의 기술적 의미를 남겼다. 첫째는 이전 고점이었던 1420 지지에 실패했다는 것이고, 둘째는 주간 MACD가 데드크로스로 전환했다는 것이고, 셋째는 세계증시(ex US) 대비 부진했다는 것이다. 당분간 조정흐름이 이어질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는 것들이다.
주가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지력이 확인되고 있는 예상 PER 8배 수준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가격매력에도 불구하고 수급측면의 불안요인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상방을 제약하고 있다. KOSPI 200은 전일 중기 데드크로스가 출현했다는 점은 향후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될 개연성이 높아지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하반기 KOSPI 특징은 해외시장대비 유난히 약하다는 것과 방어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두가지 모두 쏠림의 결과물이다. 11월 이후 쏠림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 먼저 KOSPI의 상대적 약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MSCI 코리아 인덱스 상대지수가 2011년 이후 형성된 박스권 하단 수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방어업종의 쏠림현상도 임계치에 접근하고 있어 점진적이 해소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필수재와 보험업종은 주도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IT와 유통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특히 IT업종은 P/E 프리미엄이 2011년 이후의 하단까지 하락해 상대적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다. 쏠림현상이 본격적으로 완화된다면 자동차와 깉업종의 상대적 강세 전환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KOSPI는 지난주 조정과정에서 60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해 주봉상 장기횡보국면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봉상 하락추세를 형성중이지만 120일 이동평균선 부근의 지지력, 1870 수준의 지지대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가능폭은 제한적이다. 다만 이미 60주, 60일 이평선을 모두 이탈한 상황으로 단기저점이 높아지는 등의 바닥권 형성과정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중기적으로 주봉상 삼각형 패턴 하단선까지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접근이 필요하다.
소형주 지수, 증권업종 지수 등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가격표들이 악화되는 상황이고,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상품가격들도 일봉상 하락추세를 형성한 상황이다. 업종별로는 견조한 상승추세를 형성한 음식료업종, 추세선이 지지되는 전기전자업종에 대해서 매수관점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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