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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고집..요트 지붕도 둥근 모서리의 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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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아이폰 최신작인 '아이폰5'의 디자인과 지도서비스 '애플 맵'에 실망한 애플 애호가들의 디자인 갈증을 채워줄 기회가 등장했다.


잡스의 디자인에 대한 편집광 같은 집착을 고스란히 보여줄 요트가 진수식을 가진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고집..요트 지붕도 둥근 모서리의 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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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트는 잡스가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디자인을 수정한 것으로 디자인에 대한 잡스의 마지막 열정을 보여준다.


미국의 IT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 등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잡스가 숨지기 직전까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으로 유명한 산업디자이너 필립 스탁과 함께 디자인한 요트가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알스미어에서 진수식을 갖고 일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요트는 호화 요트 제작사인 '프레드쉽'이 건조했고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사랑과 미, 풍요의 여신 '비너스'로 명명됐다. 진수식에는 잡스의 부인 로렌과 세 자녀가 참석해 잡스의 마지막 유작을 반겼다.


요트를 건네 받은 잡스 가족들은 요트 건조에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요트 이름이 새겨진 MP3플레이어 '아이팟 셔플'을 감사의 표시로 선물했다.


이 요트는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서 언급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전기에 따르면 잡스는 아이작슨에게 요트의 설계도면을 보여줬으며 아이작슨은 이를 "세련되고 단순미를 가지고 있다"고 묘사했다.


요트를 소개한 영상을 보면 예상과 달리 아주 혁신적인 요트의 모습은 아니어서 실망할 수도 있다. 요트의 미래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됐던것 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그렇지만 잡스가 디자인에 관여한 만큼 요트의 곳곳은 애플 특유의 디자인의 향기가 풍긴다. 대부분의 요트들이 유선형으로 설계된 것과 달리 비너스는 갑판 위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처럼 모서리를 둥그런 네모 모양으로 처리한 지붕을 이층으로 얹었다.마치 아이패드를 지붕으로 사용한 듯 한 모습이다.


유리를 사랑한 잡스의 취향을 반영하듯 갑판 바닥에서 천장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유리창이 설치돼 있다. 갑판 아래 선실에도 유리창을 길다랗게 배치했다. 선수와 닻에 반짝반짝 빛나는 크롬 재질이 사용된 것도 다른배와 구별되는 특징이다.색상도 흰색이다.


이 요트를 함께 디자인한 필립 스탁은 최소한의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인물이다.복잡함을 배제하고 최대한 단순화한 외관을 중요시한 잡스와는 찰떡 꿍합이었던 셈이다.


선실에는 27인치짜리 맥컴퓨터가 여러 대 설치돼 있는 등 잡스의 전기에서 묘사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는 전기에서 "내가 죽고 로렌에게 절반 정도 건조된 요트를 남겨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 일을 계속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가 IT기기외에 요트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아니다. 자동차도 잡스의 연구 대상이었다. 애플 이사회 임원이었던 미키 드렉슬러는 잡스가 자동차 개발을 꿈꿨다고 공개해 애플 애호가들은 물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드렉슬러에 따르면 잡스는 애플이 독자로 설계한 멋지고 혁신적인 자동차를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날을 고대했다. 잡스 생전의 꿈이 '아이카' 디자인이었다고 한다.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미국 자동차 디자인도 새로운 전기를 맞아 세계인을 매료시켰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드렉슬러는 "잡스 생전의 꿈은 아이카를 디자인하는 것이었다"면서 "잡스에게 애플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면 전체 시장점유율의 50%를 차지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잡스는 20대 시절 애플의 성공이후 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하는 등 자동차에 꾸준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잡스가 꿈꾼 자동차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잡스의 디자인 철학이 다른 제품으로도 발전할 수 있었음을 보여 주는 사례는 또 있다.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특허 소송중에 법정 증언에 나선 필 실러 애플 부사장은 "자동차와 카메라 등을 만들자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현실로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잡스의 디자인 취향은 이미 애플이 아닌 다른 산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대표적인 예는 잡스가 선호한 하얀 색이 차량 디자인에서 가장 선호되는 색상으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블로그 모토라믹(Motoramic)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자동차 색상 가운데 인기가 가장 높았던 은색이 희색에게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독일 자동차 BMW에서 색상과 소재, 마감 등 디자인을 맡은 샌디 맥길은 "흰색이 은색을 밀어내는 변화는 잡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백색가전'이라는 표현이 보여주던 흰색의 진부한 이미지가 잡스와 애플 덕에 최첨단 색상의 의미로 격상됐다는 뜻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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