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고질적인 지역주의 타파해야" 비례대표 100석 안 내놓아
朴에게 "여·야·정 정책협의회 만들자" 제안
安에겐 "새로운 정치 희망, 결국은 정당 통해 실현할 수밖에 없어"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25일 "호남에 새누리당, 영남에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나와 정치세력간 경쟁이 이뤄져야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KBS 정강정책 연설에서 "우리 정치가 움켜지고 있는 기득권의 핵심이 바로 고질적인 지역주의 구조"라며 "우리 정치를 혁신하려면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지속시키는 선거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지역주의를 허물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수가 더 많아져야 한다"며 "적어도 지역구 200석, 비례대표 100석으로 의석 배분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구 한 석 줄이는 것도 어려운데 46석을 줄이는 것이 쉽겠냐"며 "국민들이 이해해주고, 밀어주고, 지지해주셔야 그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이라고 이 같은 정치쇄신안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문 후보는 또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바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정치의 핵심 문제이고, 정당 정치가 처한 위기의 본질"이라며 강도 높은 정치쇄신안을 내놓았다.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로는 ▲선거구 획정 기구 독립화, ▲전직 국회의원 연금제도 폐지, ▲국회의원 영리 목적 겸직 금지 등을 제시했다. 정당의 기득권 포기 방안으로는 ▲공직후보·비례대표 공천권 국민에게 돌려드리기, ▲정책당원제 도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인터넷 탑재한 네트워크 정당 구축 등을 내놓았다.
그는 "새로운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도덕성을 통한 신뢰"라며 "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해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의 5대 부패 행위자와 정치자금법 위반, 선거법 위반, 부동산 투기, 탈세, 병역비리의 5대 비리 행위자는 아예 문재인 정부에 발도 붙일 수 없도록 인사검증 매뉴얼을 법제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서 '여·야·정 정책협의회'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여야가 합의하면 이런 정치개혁 과제를 해낼 수 있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동의한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함께 입법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다만 새로운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은 정당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 정치를 이끌어야 할 정당이 불신의 대상이 돼 급기야 국민들은 정당 바깥에서 새로운 정치의 희망을 찾게 됐다"면서도 "새로운 정치도 결국은 정당을 통해서 실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이 당을 지배하지 않으면서도, 정책에 관한 한 정부와 당이 함께 책임지는 확고한 정당책임정치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무소속 대통령론'을 주장한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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