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여야 대선 주자들의 정책이 중도로 수렴하면서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18대 대선. 간혹 후보들의 일정을 보면 명확한 성향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24일 일정은 각 후보의 이념적 스펙트럼 차이가 명확히 드러냈다.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보수단체 집회에 달려갔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쌍용차 분향소를 찾았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진화 전진대회'에 참석해 '집토끼' 단속에 들어갔다.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입장한 박 후보는 보수시민단체인 선진화시민행동 회원들을 향해 외부 압박으로부터 국민을 편안하게 만들고 위기를 지켜낼 수 있는 외교력이 필요한 때"라며 "투철한 애국애족의 마음으로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에 대해 "이 문제는 당시 노무현 정권에서 책임을 졌던 사람들이 명확히 밝히면 되는데 국민들에게 의구심만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진실은 항상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을 겨냥한 듯 "국민의 삶은 도외시하고 오직 선거에 이기기 위한 흑색선전과 상대방을 공격하는 일에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불신의 정치는 나라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힘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본행사에 앞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서경석·김진홍 목사 등 보수인사들과 티타임을 갖고 힘이 되어줄 것을 주문했다.
비슷한 시각 안 후보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를 찾았다. 굳은 표정으로 김정우 쌍용차노조 지부장과 인사를 나눈 안 후보는 희생자들에게 조문을 한 뒤 해고자들을 위로했다.
안 후보는 "애초 출마 선언을 하려던 날에 쌍용차 청문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하루 앞당겼다"며 "대선 이후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정치적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여야가 합의해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등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청취한 안 후보는 "여러 가지로 참 불행한 일이고 어려운 일"이라며 "해주신 말씀들 중에서 '도움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원한다'는 말씀이 가장 와 닿았다"고 말했다.
그는 분향소 방명록에 '더 이상 안타까운 죽음이 없기를 바랍니다. 남아 있는 분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안 후보는 25일 오후에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8일째 농성하고 있는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의 송전탑을 방문해 노동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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