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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수장학회 논란, 출구 없이 책임론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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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털기 회견했다 더 꼬여
발표내용 지도부도 몰라
친박책임론.측근쇄신론 일 듯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정수장학회 입장 표명이 논란 해소가 아니라 되려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야권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당한 것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추석 이후 불거졌던 친박 책임론, 측근 쇄신론이 다시 점화될 조짐이다.

박근혜 정수장학회 논란, 출구 없이 책임론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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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 설립과정의 정당성을 설명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부일장학회는 부패 인사인 고 김지태씨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 헌납한 것이며, 당시 이 재산은 큰 규모가 아니었다는 것이 박 후보의 주장이다. 이를 근거로 정수장학회에 대한 의혹을 정치 공세로 규정한 뒤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최필립 이시장을 포함한 이사진이 명칭변경을 포함한 대책을 스스로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박 후보와 일부 측근을 제외하고는 지도부조차 내용을 알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수장학회 측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물밑에서 접촉을 벌여온 새누리당 지도부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선대위 지도부와 박 후보 참모진은 정수장학회 이사진의 자진퇴진을 요구하면서 이 같은 기자회견을 준비했지만 결국 이사진을 사퇴시키는 데 실패했다. 지도부는 기자회견 이후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이럴거면 기자회견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쇄신파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은 22일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라며 "인혁당 논란의 전철을 밟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박 후보 캠프의 핵심당직자조차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당이 다시 시끄러워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무성 전 의원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수그러들었던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모양새다. 올 초 박 후보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상돈 정치쇄신특별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러 면에서 상황이 충돌되는 언급이 많고 기대에 어긋났다"고 평가한 뒤 "어떤 참모가 이런 잘못을 했을까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도 "박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비서진에 대해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기자회견 직후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현재 누구도 이사장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며 "정치권에서 정수장학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수장학회가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현안을 논의키로 해 막판 사퇴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 이사장의 행보가 박 후보의 의중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최 이사장은 1970년대 박 후보가 '퍼스트레이디'로 있을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고, 이후에도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자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떠나며 신임 이사장직을 맡았고 최근까지 박 후보에게 수천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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