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명품수선 두얼굴'···압구정 '불황', 명동은 '활황'

시계아이콘01분 4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르포]'명품수선 두얼굴'···압구정 '불황', 명동은 '활황' '명품의 메카'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서 로데오 거리까지 이어지는 압구정 명품 상권에 즐비했던 명품 수선집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남은 집들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AD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30년 동안 압구정에서 명품 수선했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야. 올 여름엔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니까. 일 하는 날 보다 노는 날이 더 많았으니까···”

19일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 위치한 한 명품수선집. 30년 동안 압구정에서 명품 수선을 해온 한성서 씨는 "요즘 너무 장사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명품의 메카'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에서 로데오 거리까지 이어지는 압구정 명품 상권. 이곳에 즐비했던 명품 수선집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직 장사를 접지 못한 상인들도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한 씨는 “명품이고 국산이고 수선 맡기는 사람들 자체가 줄어 들었다”며 “돈 많은 사람들도 경기가 안 좋으니까 더 움츠러드는 것 같다. 압구정 명품 상권이 다 죽었다"고 털어놨다.


한 씨는 “요즘은 사람들이 쇼핑하러 압구정에 오지 않고 가로수길이나 명동으로 가는 것 같다”며 “사는 사람이 없으니 명품 옷 수선도 맡기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집 건너 한 집 있는 식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던 명품 수선집과 명품 편집숍들은 장기 불황과 상권의 변화로 운영이 힘겨운 상황이다.


압구정 하면 '고가 명품'을 떠올리던 공식이 깨진 것. 명품 편집숍과 수선집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유니클로, H&M 등 SPA브랜드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었다.


부동산 한 관계자는 “압구정에서 자영업으로 명품을 팔던 편집숍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명품 상권이 죽어간다는 말은 계속해서 나왔다”며 “신분당선 개통으로 앞으로 압구정은 명품이 아닌 SPA브랜드가 주를 이룬 중저가 매장들이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전에는 해외 여행길에 눈에 띄는 제품들을 우선 '충동구매'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몸에 맞게 수선을 맡기는 '씀씀이' 헤픈 고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경기 탓에 이 마저도 사라졌다.


명품 수선 전문 으뜸방 관계자는 "2년 전부터 명품 수선을 맡기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찾아오는 손님이 30~40%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르포]'명품수선 두얼굴'···압구정 '불황', 명동은 '활황' 명동에 위치한 명품 수선집에는 외국인 손님들까지 몰려들면서 가게 뒤편에는 수선이 완성된 제품을 담은 쇼핑백들이 즐비하다.


반면 명동에 위치한 명품 수선 가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이 있어 명품 판매가 비교적 활발하고 최근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수요까지 몰려들면서 명동의 명품 수선 가게들은 오히려 더 북적거리고 있었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맞은편 건물에서 5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명동사 오모씨는 “우리 가게는 불황을 모른다”며 “전국 각지, 해외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든다”고 말했다.


일감이 많아 상기된 얼굴의 오씨 뒤편에는 수선이 완성된 제품을 담은 쇼핑백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다. 오 씨는 “미국인이나 일본, 중국 관광객들도 찾아오는 경우도 꽤 늘었다”며 “워낙 오랫동안 자리 잡고 하다 보니 불황이라도 믿고 맡기는 것 같다”고 했다.


그의 가게에는 오후 늦은 시간까지 수선을 맡기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직원들은 한시도 쉴 틈 없이 손을 놀렸다.


1953년부터 명품 수선을 해온 명동스타사도 불황을 모른다고. 명동스타사 관계자는 “갖고만 오면 뭐든지 고쳐줄 수 있다”며 진열대 가득 찬 고객들의 수선 제품들을 보여줬다. 수선을 마치고 고객을 기다리는 제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안에 있는 수선집도 몰려드는 손님에 바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여성복 매장에 위치한 수선실은 간단한 바지 수선도 일주일이나 걸린다.


백화점 수선실 관계자는 "지금은 세일기간이라 대목이기 때문에 급한 것 아니면 나중에 찾아오라"며 손님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명동에서 십여 년 째 명품수선을 해 온 서병국씨는 "압구정에 있는 명품 수선집은 한 집 건너 한 집 있는 식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다 명품 거품이 빠지면서 운영이 어려워진 것"이라며 “명동은 유동인구가 워낙 많이 늘어나서 불황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괜찮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