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로 계산하면 일주일에 6.6명 … 한꺼번에 19명 나온 적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난 2002년 출시돼 오는 12월이면 만 10년의 역사를 꼬박 채우게 되는 로또 복권. 이제는 시내 곳곳에서, 웬만한 동네 골목길에서도 '로또 1등 당첨' 간판을 내 건 판매점을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내가 산 로또는 당첨금 5만원 짜리 4등에 한번 당첨되기도 어렵고, 주변을 둘러봐도 1~3등에 당첨됐다는 사람은 좀처럼 만날 수 없다.
◆ 1등 당첨자만 19명 … '로또' 맞은 판매점 = 로또 판매점 가운데 1등 당첨자를 낸 곳이 자주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로또 추첨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총 515회를 거치면서 배출된 1등 당첨자 수만 2913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국의 로또 판매점 수가 6300여곳이니 판매점 세 곳 중 한 곳에서 1등 당첨자를 낸 셈이다.
물론 유독 1등이 많이 나온 점포도 있다. 로또 사업자가 현재의 나눔로또 컨소시엄으로 바뀐 제262회차부터 현재까지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에 위치한 S판매점.
같은 기간 이곳에서는 무려 9번이나 1등 당첨자가 나왔고, 국민은행이 운영을 맡았던 로또 1기 사업 때까지 포함하며 1등 당첨자만 16명을 배출한 '전설의 로또 명당'이다.
마찬가지로 로또 2기 사업 이후 부산 동구 범일동의 B판매소와 경남 양산시 평산동의 G판매소가 각각 로또 1등 당첨자를 8번, 7번씩 냈고, 경기도 용인 하갈동과 경남 사천의 주문리, 서울 녹번동 등 5번이나 1등 당첨자를 낸 판매소도 6곳이나 된다.
이들 판매점에서 1등 당첨자가 자주 나오는 것 또한 우연은 아니다. 거액의 1등 당첨자가 한번 나오면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많아진 손님 수만큼 또다시 당첨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연쇄효과 때문에 로또 판매점도 덩달아 대박을 맞는다.
나눔로또 관계자는 "1등 당첨자가 나온 판매소는 매출이 10배까지 뛴다는 말도 있었다"며 "더 많은 손님이 찾아오니 더 많이 팔리고, 그만큼 또다시 당첨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 일주일에 평균 6.5명 로또 1등 … 당첨금은 천차만별 = 로또 1등 당첨을 둘러싼 몇 가지 오해 중 하나는 "왜 매주 로또 당첨자 수에 차이가 나는가"이다. 그 주에 로또가 얼마나 판매되고, 1등 당첨자가 몇 명이냐에 따라 한 사람이 받는 당첨금이 결정이 되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다.
로또 1등 당첨자가 가장 많았을 때는 한 번에 무려 19명까지 나왔다. 2010년 3월20일에 추첨이 이뤄졌던 381회차의 경우 1등 당첨금은 모두 107억원이었으나 당첨자 한 사람당 받은 당첨금은 겨우 5억6600만원이었다. 세금 22~33%를 떼고 나면 4억1200만원 정도 받았을 테니 살짝 실망스러웠을 법도 하다.
반면 당첨자가 단 한명도 없을 때도 있었다. 작년 10월15일(463회) 로또 추첨에서는 당첨자가 없어 당첨금이 그 다음 주로 이월됐다. 하지만 일주일 후 추첨에서 무려 13명이 대거 당첨되면서 1등 당첨금으로 일인당 33억5500만원이 돌아갔다.
작년에 당첨자가 없거나 한 명 뿐이었던 날은 두 번이었고, 2010년에는 당첨자가 없었던 날은 없지만 한명씩 나왔던 날은 총 네 번이었다.
현재 45개 번호 중 6개를 맞추는 방식의 '6/45'의 로또 시스템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1등 당첨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
나눔로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주까지 총 41회차(제475회~515회)의 평균 로또 판매금액은 약 541억원, 게임 수로는 5410만게임이다. 이를 로또 당첨확률 814만5060으로 나누면 1등은 한주에 평균 6.64명이 나오게 된다.
실제 같은 기간 1등 당첨자 수는 총 268명. 이를 평균 내면 매주 6.54명이 당첨된 셈이어서 이론상의 확률과 맞아떨어진다.
나눔로또 관계자는 "한주씩 놓고 보면 로또 당첨자 수가 큰 차이를 보이지만 평균을 따지면 고개가 끄덕여진다"며 "로또 복권의 수치는 결국 모두 확률로 설명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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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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