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올해 들어 세계 주식 거래규모가 7년여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주식에서 채권으로의 자금 이동이 심화 된데다 유럽의 금융거래세 신설 등 규제 강화 흐름이 주식거래 규모가 줄어든 이유로 꼽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거래소연맹(WEF)의 통계치를 인용해 지난 7월~9월 사이 세계 주식매매대금이 약 11조 달러를 기록했다고 17일(현지시간)보도했다. 지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WEF에 따르면 7월~9월 뉴욕 증권 거래소의 주식 매매 대금은 전년동기 대비 40% 줄었다. 분기 기준으로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최근 미 증시가 4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거래는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이다.
런던 증권거래소의 주식 매매대금도 7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도쿄 증권거래소(1부)도 8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 중이다.
주식투자 수익률 부진도 거래 감소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컨설팅회사 타워스왓슨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국 주식은 거의 수익이 나지 않은 반면 미국 채권 투자는 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에서 빠진 자금은 채권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미국신탁협회(ICI)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주식형 펀드에서 약 4700억달러가 유출된 반면 채권형펀드에서는 약 1조 달러가 유입됐다.
시장이 부진하다 보니 신규상장도 감소세다. 신규상장사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의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 및 인수합병 거래 조사기관인 딜 로직에 따르면 올해 1월~9월 사이 전세계 증시에서 신규 상장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일본의 경우 방위부품 제조업체 츠바미 나카시마도 지난 11일 예정이었던 상장을 연기했다.
주식 거래가 줄어들면 기업이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투자여력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나루세 준야 다이와증권 수석 분석가는 "주식 시장에 투자금이 되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불투명한 경기 전망을 불식시키기 위해 세계 각국이 노력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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