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범 기자] SBS 드라마 ‘신의’가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폐인’을 만들어 내며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배우 이민호와 김희선이 있다.
16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신의’는 지난주보다 1.1% 하락한 8.8%(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마의’는 10.4%, KBS 2TV ‘울랄라부부’는 11.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희선 6년만의 복귀작 임과 동시에 100억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신의’는 당초 25% 정도의 시청률을 목표를 잡았다. 그러나 10%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 부진의 이유를 두고 네티즌들은 ‘중간에 갈아타기가 어려운 드라마’라는 점을 꼽고 있다. 공민왕(류덕환 분)을 둘러싼 정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데다, 은수(김희선 분) 시간여행의 비밀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니 처음부터 극의 흐름을 이해하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물과 달리 남녀주인공의 로맨스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드라마 초중반 고정시청팬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것도 시청률 패인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신의’는 고정 시청팬들을 중심으로 ‘신의 폐인’을 양성하는 등 마니아층 드라마의 성격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고려시대 무사 최영(이민호 분)을 향한 ‘최영앓이’로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밤잠을 설치는 여성들의 하소연이 인터넷을 가득 메우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로맨스의 전개가 빠르지 않았던 것은 최영이라는 인물의 특성 때문. 7년 전 사랑하던 여인을 잃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생활하다 은수를 만나 서서히 마음을 문을 열게 된 후에는 폭풍 같은 카리스마 눈빛을 쏟아내며 사랑에 빠진 ‘순정 마초’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물에서는 연인이 포옹하거나 키스를 해도 별 감흥이 없던 시청자들이 ‘신의’에서는 최영과 은수가 손을 잡거나, 어깨를 감싸 안거나,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애틋한 대화만 나눠도 가슴을 설레고 있다. 특히 지난주 방송에서 최영과 은수의 돌발키스 장면이 나오자 ‘신의 폐인’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설 정도로 놀라며 열광했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신의’의 재미.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몰입도를 높여가고 있는 ‘신의’가 종영까지 5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률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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