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측, 날마다 안철수 진영 압박
조국 교수 "정당혁신위 만들자" 중재나서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론'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두 후보가 협력적 경쟁 관계에서 견제적 경쟁 관계로 접어들은 것이다.
민주당은 연일 이해찬 대표가 제기한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고리로 안철수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특보단장인 신계륜 의원은 11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무소속 대통령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상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무소속 대통령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지만, 정당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둘 다 현실 속에서 생기는 것이며 이에 대한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계원로인 조순형 전 의원도 민주당의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가세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의 협조를 못 받으면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할 수 없어서 큰 혼란을 가져온다"며 "우리나라 헌법 8조에 대한민국은 정당정치 국가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헌법에 기본정신에 반하는 무소속 대통령을 주장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 측은 무소속 대통령론을 고수하고 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무소속 대통령'은 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도 전날 대전 대흥동 거리에서 "지금 상황에서 여당이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야당이 되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끌려다니고 시끄러울 것 같다"며 "그럴 바에 차라리 무소속 대통령이 돼서 국회를 존중하고 양쪽이 설득해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맞받아쳤다.
이같은 공방전은 야권단일후보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에 닿아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내세우자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올라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단일화에 빠져들지 않고 낡은 정치 대 새정치의 프레임을 이어가기 위해 '무소속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다.
신경전이 고조되자 조국 서울대 법학 교수는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가 함께 정당혁신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하며 중재자를 자처했다. 조국 교수는 한 라디오에 출연 "안철수 후보가 내건 당 혁신 내용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면 서로 감정 싸움이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안에 정당혁신위원회를 설치하되, 혁신위원은 양쪽에 반반해서 추천해 구성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공보단장은 "재미있는 구상이자 좋은 제안"이라면서도 "문재인표 정치혁신은 용광로 선대위 구상에서 보여줬다"며 일축했다. 안 후보 측 윤태곤 상황실장도 "야간 단일화 기구는 아직 부적절 하다"며 "안철수 후보가 늦게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안 후보의 진면목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게 우선"라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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