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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에게 건강을 나눠줬을 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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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원에게 ‘내 삶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 물어봤더니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어느 날, 내가 유일하게 마음을 완전히 열고 지내던 우리 둘째 형이 신부전으로 투석을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하지만 하늘이 무심치많은 않았으니··· 다행히도 검사결과 나의 신장을 형에게 이식해주는 것이 의학적으로 가능했고, 수술이 잘되어 나와 형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생활에 돌아왔다.”

김정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1국 선임조사역의 사연이다. 금감원이 발행하는 사보 ‘금감원 이야기’ 최근호는 직원들에게 ‘내 삶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은?’이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중 감동스러웠던 4명의 이야기를 지면에 실었다.


형에게 건강을 나눠주는 쉽지 않은 결정을 선뜻 내린 김 선임조사역은 “가족의 존재 자체의 소중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장학금을 받은 사연도 있다. 손인호 기업공시제도실 선임조사역은 “집에서 돈 타쓰는 기계였던 대학시절, 학사경고장을 훈장 삼던 날라리 시절, 하지만 제대후 아침잠 대마왕이던 나는 중간·기말고사 기간 동안 새벽잠을 깨고 중앙도서관 입장을 기다리는 기나긴 줄에 몸을 싣는 기염을 토할 정도로 엄청난 정신적 변혁을 거쳐 장학금을 손에 쥐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손 선임조사역은 “성과물(장학금)은 사랑하는 부모님 두분 개골산(겨울 금강산) 여행 보내드리는 데 외엔 달리 용도를 생각해볼 수 없었지만. ‘그래 나도 이제 자식의 탈을 쓰기 시작했구나’라는 안도감에서 발로한 만족감은 진짜 잊을수 없다”고 전했다.


박재만 보험조사국 조사역도 효도여행을 최고의 행복으로 꼽았다. 금감원 입사 후 “늘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의존해야 했던 생활무능력자에 지위에서 벗어나 그전부터 생각했던 계획을 실천하기로 했다”는 그는 “두번째 월급은 부모님 드리기로 결정하고 비록 크지 않은 액수였지만 부모님이 유럽 여행을 가시는 데 보탬이 됐다”고 한다. 박 조사역은 “부모님은 아들이 유럽 여행 보내줬다고 주변에 자랑을 하셨지만 실은 협찬 수준의 금액”이었다며 만족스럽고도 죄송스러웠던 지난 봄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현섭 은행감독국 수석조사역은 아내와 결혼한 후 몇 달간, 그 가운데에서도 둘이 걷던 ‘오후의 산책길’을 떠올렸다. 박 수석조사역은 “당시는 가정을 처음 이뤄서 지금보다 물질적으로 가진 것도 적고 회사에서도 초년생에 가까운 역할이었던, 모든 것이 시작에 가까운 불안정한 시기”였다며 “그저 아내와 함께 퇴근 후 아무 생각 없이 공원을 걸으며 느껴지는 공원의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일몰 광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피곤을 다 잊고 행복할 수 있었다”고 추억을 이야기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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