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강남ㆍ명동 등 유동인구 밀집지역에 매장 7~9개씩 두고 있는 대형커피전문점들이 주머니 얇은 학생들이 몰린 고시촌에는 1곳 이상의 점포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돈 되는 지역' 위주로 장사를 하겠다는 것으로 특히 이런 구조는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 체제에서 두드러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60개 전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강남역 2호선 롯데시네마 건물에서부터 대륭서초타운에 이르는 강남대로 863m, 도보 12분 거리에 매장 7개를 두고 있다. 금융ㆍ증권가 밀집지역인 여의도에는 8개가 있다.
매장이 가장 몰린 곳은 명동. 명동 거리가 시작되는 영프라자 맞은편 초입에만 스타벅스 명동입구점ㆍ명동2 호점ㆍ눈스퀘어점 등 3곳이 몰려있다. 명동 내 스타벅스 매장은 을지로입구역점ㆍ외환은행본점ㆍ명동M프라자ㆍ명동미래점ㆍ명동성당점ㆍ명동5호점 등을 포함해 총 9곳이 있다.
매장 수가 스타벅스보다 350여개 더 많은 카페베네도 명동에는 눈스퀘어점ㆍ명동점ㆍ세종호텔점ㆍ명동세대빌딩점 등 4개에 그친다. 스타벅스가 두 배 이상 많은 셈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전국에 81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10여개만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800여개는 가맹점이기 때문에 점주들이 시내 한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은 스타벅스와 카페베네 모두 홍대와 신촌에 각각 4개, 7개씩이었다.
반면 직장인들과 대학가 등 주요 상권에서는 '발에 치이는' 커피전문점들이 고시촌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신림동 고시촌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한 곳도 없었다. 신림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려면 신림역까지 나와야하는 것. 대형커피점으로는 카페베네 신림고시촌점이 유일했다. 공무원 수험생들과 재수생들이 모여있는 노량진도 사정은 마찬가지. 강 건너 여의도에는 스타벅스만 7곳이 있지만 노량진과 인근의 흑석동 중앙대학교 주변도 스타벅스 매장은 전무했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등이 한 곳씩 들어와있지만 대학로나 홍대에는 같은 브랜드의 커피점들이 3~4개씩 들어선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명동ㆍ강남ㆍ여의도 등 일부 상권은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데 명동의 경우 직장인과 관광객, 쇼핑객들의 수요로 매장 9개가 있어도 늘 붐빈다"며 "이는 본사에서 위험부담을 떠안고 직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동인구와 임대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장을 내고 있을 뿐 따로 지역을 따지지는 않는다"며 "스타벅스 매장 수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개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장 90여개를 열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신규점을 출점해 연말까지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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