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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난, 커피 안 팔릴 때엔 '책'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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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 <14> 이디야 커피 문창기 대표이사 인터뷰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사업을 시작하면서 언제쯤 회사가 안정이 될지 끝이 안 보이더라. 답답한 마음에 무조건 서점에 달려가서 두 달 동안 책만 팠다."


올해 700호점을 돌파한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 이디야 커피의 문창기 사장이 독서경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문 사장은 은행원 출신이다. 열심히 다니던 은행이 IMF위기로 퇴출당하자 벤처 투자회사를 차린 그는 팔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온 커피전문점을 직접 인수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인수 당시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모든 일이 순탄하게 풀린 것만은 아니었다. 문 사장은 "열정만으로 회사를 인수해 어려운 적도 있었다"며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 나아갈 길을 가르쳐준 것이 바로 책"이라고 밝혔다.


'내부고객의 만족 없이는 회사의 발전도 없다' 그가 두 달 간 책을 통해서 얻은 단순한 결론이다. 이후 그는 가족 이상으로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목표 아래 회사를 이끌어왔고, 이디야 커피는 내년에 1000호점 돌파를 목표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독서경영]난, 커피 안 팔릴 때엔 '책'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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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은 단순하되 반드시 지키자=지난달 25일 이디야커피 본사에서 만난 문 사장은 "독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며 '독서경영'을 시작하게 된 스토리를 풀어냈다.


이디야 커피의 전 직원은 매달 말까지 한 편의 독후감을 사장에게 메일로 보낸다. 이 단순한 원칙 외에 다른 조건은 하나도 붙이지 않았다. 문 사장은 "정 바빠서 책을 다 읽지 못했다면 목차라도 적어서 보내라고 한다"며 "독후감의 내용이나 분량은 자유롭게 하되 날짜만 지켜서 내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조건을 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문 사장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보도록 선택권을 주는 게 매달 독후감을 내야하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집이든 여행책이든 자기계발서든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와 주제의 책을 자유롭게 읽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젊은 여직원들이 많다보니 여행관련서적이나 유행에 민감한 책들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한다.


원칙이 단순하다해도 평소 책 읽는 습관이 잡혀 있지 않는 사람에게 한 달에 한권씩 책 읽기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문 사장은 "전 직원의 독후감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독서를 힘들어하는 직원들도 눈에 띈다"며 "이들은 닦달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둔다"고 말했다.


가만히 내버려둬도 최소한 '이번 달에는 무슨 책을 사지?'하는 고민은 한다는 것이다. 6년째 이어져온 시스템의 힘이다. 그는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잠 못 이루는 어느 날 밤에 문득 책을 펼칠 수도 있다"며 "그런 순간을 위해 늘 책을 가까이 둘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은 "직원 야유회에 가보면 상품 중에 '독후감 1회 면제권'이 늘 포함돼 있다"며 "독후감을 늦게 내거나 대충 써내는 경우는 있어도 안 내는 경우는 없는 걸보면 노력하는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독서경영]난, 커피 안 팔릴 때엔 '책'을 마셨다


◇ 책으로 소통하면 CEO가 행복하다=독서경영은 직원뿐만 아니라 회사를 이끌어가는 대표이사에게도 큰 힘이 된다. 문 사장은 독서경영의 장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직원과의 소통'이고, 둘째는 '대표이사 개인의 역량강화'다.


문 사장은 "독후감을 쓰지 않았다면 직원들이 나한테 편지 보낼 일도 없을 것"이라며 "독서경영으로 직원과 사장이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 각자의 독서경험을 쌓아올릴 뿐만 사장과의 대화창구로도 활용된다는 얘기다.


그는 주말마다 직원들이 보낸 독후감을 읽으며 대여섯시간을 보낸다. 그는 "이번 달에는 어떤 내용을 썼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는지 살피기도 한다"며 "혼자서 다 읽으려면 시간이 제법 걸리지만 나에게도 소중한 소통과 배움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문 사장은 '대표이사 개인의 역량강화'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사장은 "사업을 하다보면 사람이 교만해지기 쉽고, 독선과 아집이 생긴다"며 "독서를 통해 겸손해지고 책에서 좋은 지식을 얻으며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아 간다면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숫자와 목표에만 매달려 직원들을 몰아붙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을 배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독서가 주는 만족은 직원보다 대표이사에게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사장은 "직원 수가 200명 이하의 기업이라면 대표이사가 직접 소통한다는 차원에서 독후감을 받는 방식을 도입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시작해보라"며 "부족하게 출발하더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직원들의 성장을 느낄 수 있고, 직원과 대표이사 간의 거리도 좁혀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사장은 "나중에 직원들에게 이디야 커피사장이 아니라 책 읽으라고 잔소리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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