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침체가 유럽과 중국 등의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국내 건설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미분양 증가로 인한 부채상환 부담 등으로 유동성 흐름이 나빠지면서 건설사들은 끝없는 부도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온 건설사들 답게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수주를 늘리며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다.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진출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올해 우리 업체들의 해외시장 수주 목표는 700억 달러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이 401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볼 때 수주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7억9000만 달러에 비해 6% 늘어난 액수다. 중동지역 수주가 223억 달러로 작년 228억 달러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지역 다변화 결과 중남미 지역에서 54억 달러의 수주를 올리며 작년 15억 달러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해외건설협회에서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계약 체결이 임박해 있는 사업만 4사분기에 총 300억 달러에 달해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건설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과 저평가 받고 있다. 중동지역과 산업설비에 편중한 수주, 우리 업체 간 경쟁으로 인한 덤핑 입찰, 낮은 외화가득률 등으로 ‘수주해봤자 이득이 없다’는 식의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진출이 늘면서 발생하는 극히 일부분의 문제를 마치 전부인냥 깎아내리고 있다. 이는 글로벌화를 외치는 국내 건설사들의 기를 꺽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국내 업체들이 좁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을 줄이고 해외로 진출하면서 자동차와 반도체 못지않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공은 인정해야 한다.
이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은 시장 확대만이 살길이라는 다급함도 있겠지만 한국 건설의 미래를 창조해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건설사 CEO들이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출장길에 오르고 있는 속내를 조금이나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에서는 해외 진출을 통해 대한민국 건설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건설사들의 노력과 현황,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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