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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킹 대출' 기망행위vs요식행위...같은 법원, 다른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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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이른바 '마이킹 대출'을 받아 사기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같은 법원에서 유·무죄로 엇갈린 판결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마이킹 대출'이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지급된 선불금 서류를 담보로 유흥업소에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말한다.

피고인들이 마이킹 대출을 받을 당시 허위로 작성해 은행에 제출한 '선불금 서류'를 두고 한쪽 재판부는 '기망행위에 해당돼 유죄', 다른 재판부는 '요식행위에 불과해 무죄'라며 판단을 달리했다.


서울중앙지법형사26부(유상재 부장판사)는 허위로 선불금 서류를 꾸며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18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기소된 김모(42)씨와 양모(49)씨에게 각각 징역 2년6월,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허위로 서류를 작성한 사실을 숨긴 채 은행에 대출을 신청한 것은 기망행위에 해당돼 사기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은행측에서 선불금 서류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대출을 실행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기망행위와 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7월 같은 법원 형사24부(염기창 부장판사)는 2009년 11월 30억원 규모 선불금을 지급한 것처럼 가짜 서류를 꾸며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14억 63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로 기소된 이모(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불금 서류는 실질적 담보가 아닌 채권·채무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참고자료였을 뿐 대출승인의 중요한 판단 기준은 매출액 현황이었다"며 "종업원이 실제 선불금을 받았는지 여부가 대출실행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은행의 보증서 요구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마이킹 대출은 대출 브로커를 끼고 윤락행위에 자금을 제공하는 반사회적 성격의 대출상품"이라며 "영리목적으로 윤락행위를 하도록 알선·강요·협력하는 자가 영업상 윤락행위를 하는 자에 대해 가지는 선불금 채권은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제일저축은행은 2008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흥업소 70여곳의 업주 100여명에게 1770억 규모의 대출을 해줬다.


한편 고객 명의를 도용해 거액의 불법대출을 받고 은행 돈을 개인용도로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구속기소된 유동천(72)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 검찰은 지난달 14일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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