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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강해지는 법, 직장인 96%가 찾아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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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0%, 日 61%보다 스트레스 보유율 높아

-선진국 위기관리시스템 접목..취약계층 예방관리 강화해야
-감정상태 모니터링도 필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직장인 A씨는 요즘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짜증이 늘고 예민해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사소한 일로도 툭 하면 화가 먼저 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자 주변 사람들에게 화살이 돌아간 것이다. 특히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독촉해대는 상사 때문에 두통, 소화불량은 물론이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길 다반사다. A씨는 "취직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입사 후 매순간 긴장한 상태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면서 "주변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 장애를 앓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A씨처럼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직무로 생기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인 것. 지난 2001년 직무스트레스학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보유율은 96%나 됐다. 이는 미국(40%)과 일본(61%)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정신 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지난 2010년 기준 연간 23조5298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01%로 추정된다. 그만큼 정신건강 악화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직장인의 정신 건강이 기업 경영에 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건강한 기업의 조건: 근로자 정신건강' 보고서를 토대로 직장인 정신건강의 현주소와 관리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정신 건강의 현주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정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231만명으로 2004년(157만명) 보다 1.5배나 늘었다. 이 중 치매와 알코올·니코틴 사용 장애 등을 제외한 정신 질환자 수는 159만명. 특히 직장 내 주요 보직을 맡는 45~54세의 정신 건강 수준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대비 나빴다. 35~44세 대비 45~54세 직장인 정신질환의 상대적 비율이 3.52라면, 호주는 0.75, 영국 1.16, 캐나다 1.19, 미국 1.53에 불과했다. 더욱이 정신 질환을 치료받는 비율은 15.3%에 그쳤다. 주로 정신 질환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한 탓이다.


정신 질환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자살 등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우리 사회의 정신 건강 상황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 1995~2009년 국내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11.2명에서 28.4명으로 폭증한 사이 OECD 평균은 13.7명에서 11.3명으로 줄었다.


직장인의 정신 건강은 기업 경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OECD조사(2010년)에 따르면 정신 질환자의 74%가 지난 4주간 생산성 저하를 겪었다고 답한 것. 정신 질환이 없는 경우도 26%가 같은 대답을 했다.


문제는 본인이 정신 건강이 악화되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정신 건강이 나빠지는 이유를 한 가지로 꼭 집어 이야기할 수 없다. 같은 환경이라도 개인별 차이가 크고 정신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평생에 걸쳐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예방 관리-초기 대응-본격 치료-사후 관리'라는 4단계 관리 체계를 갖추고 정신 건강 증진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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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 관리 어떻게= 선진 기업은 이미 단계별 징후와 상황에 따라 직장인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관리하고 있다. 예방 중심의 정신 건강 증진 체계에 위기 관리 시스템을 접목해 다시 예방 시스템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식이다.


우선 정신 건강이 악화되지 않도록 평소에 예방하되 일단 징후가 보이면 신속히 대처, 정신 건강 전문가와 연결해줘 초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직장 내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업 관련 질병과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포드는 정신 건강 예방에 관한 재미있는 주제를 다루는 정보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직장인들 스스로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과 예방을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또 초과근무 근로자와 해외 파견자 등 정신 건강 위험인력군에게 스트레스 체크, 전문가 상담을 의무화하는 등 특별예방관리를 실시하는 방법도 있다. IBM재팬과 도시바는 시간 외 근로가 월 80시간을 초과한 직원에게 정신보건전문의와의 면담을 의무화했다. 정신 질환을 발견했다면 이후 치료는 개인별 맞춤 서비스로 진행된다. 본격적인 치료를 받은 다음에는 성공적으로 직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사후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한다. 정신 질환은 악화될 위험이 크고 재발률이 높아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선진국 모형에 위기관리 시스템을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는 정신 질환자로 낙인찍힐까 드러나지 않는 정신 건강 취약계층이 많고 사회 전반적으로 경쟁이 팽배하다보니 잠재적 위험군이 상존한다. 이에 조직에 잠복해있어 사건화하기 정신 건강 문제를 위기관리 차원으로 연계해 예방 시스템과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과 기러기 아빠 등 취약 계층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승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사내 서포트 그룹을 만들어 기러기 아빠의 생활, 건강 등을 지원하고 외로움을 경감시키거나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남편의 육아휴직제도 확대를 검토하는 방법이 있다. 동시에 교육을 통해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치료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는 등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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