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 기자의 군사이야기] 중국 첫 항공모함 취역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중국의 첫 정규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지난달 25일 정식 취역했다. 동북아 3국 가운데 전투기가 탑재되는 정규 항모를 보유한 나라는 중국이 처음이다. 중국이 항모 보유로 해군 전력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 전체의 안보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초래될 전망이다. 아울러 센카쿠(尖閣ㆍ중국명釣魚島) 영유권 갈등 속에서 중국 항모가 취역한 것은 일본을 향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항모 개발 왜?= 중국의 대양해군꿈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 당시 류화칭(劉華淸ㆍ유화청) 해군사령관이 밝힌 이른바 '도련'전략을 세우면서 항모를 꿈꾸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류황칭은 중국 항모발전의 아버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류화칭이 주장한 도련전략은 섬을 사슬로 이어 해양방위 경계선을 만들어 전세계를 작전권안에 흡수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2010년 오키나와∼대만∼남중국해로 연결되는 제1 도련선의 제해권을 장악한 데 이어 2020년 제2 도련선(사이판∼괌∼인도네시아)까지 확대하고 2040년에는 미 해군의 태평양ㆍ인도양 지배를 저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대양해군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건이 해군전력이다. 중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짧은 기간 내에 다양한 유형의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을 속속 건조했다. '중국판 이지스함'으로 란저우급(7000t급)을 비롯, 약 30척의 대형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다. 디젤추진 잠수함 58척 등 총 66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항모건조를 2020년까지 2척을 배치하고 추가로 핵 항모도 건조해 2050년에는 총 4척의 기동항모전단을 만들 계획이다.
◆중국 항모의 성능은=첫 항모작품인 랴오닝함은 원래 소련이 제작하던 쿠즈네초프급(6만 7500t) 항공모함이었다. 하지만 소련의 붕괴로 방치된 채 우크라이나의 손에 넘어갔다. 중국은 1998년 미완성 상태로 방치되던 '바랴그호'를 2000만달러에 사들여 댜롄조선소로 끌고온 뒤 항모 개조에 착수, 14년 만에 항모 보유국의 꿈을 이룬 것이다.
랴오닝함은 갑판 길이가 302m, 최대 속력이 29노트에 달하며 2000여명의 장병을 태우고 항공기 50여대를 탑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랴오닝함에 접이식 날개를 가진 젠(殲)-15(J-15) 전투기를 탑재할 예정이다. J-15는 러시아 함재기 수호이(SU)-33을 바탕으로 중국이 독자 개발한 전투기다.
랴오닝함은 남해 함대에 배치될 예정이며 항모가 배치되면 중국은 해양 전투 영역을 확장하고 방어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이나 필리핀으로서는 상당한 위협 대상이란 뜻이다.
◆중국 항모의 부족한 점은=일각에서는 중국 항모가 '반쪽 짜리' 항모란 평가를 하기도 한다. 아직 항모 전력의 핵심인 함재기 이착륙 훈련이 이뤄졌다는 징후가 포착되지 않는 등 실전적 전투 능력을 검증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항모가 제 역할을 수행하려면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등을 거느린 항모 전단을 구성해야 하지만 아직 제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특히 진정한 항모 운용국이 되려면 최소 3척 이상 보유해야 한다. 한 대가 전투에 나설 때 나머지 항모는 각각 수리와 훈련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전략ㆍ전술운용 미흡도 문제다. 전투기조종사들이 항모갑판에서 이착륙기술을 익히는 데 수년이 걸린다. 이 모든 것을 갖추려면 최소 8년이상이 걸린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때문에 중국은 랴오닝함을 작전용이 아닌 '과학연구 및 훈련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해군은 함정마다 해양순시함은 네자리, 전투함은 세자리, 훈련함은 두자리 숫자를 부여한다. 랴오닝함의 함번은 훈련함 두자리 숫자인 '16'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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