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그리스가 내년까지 재정적자를 대폭 줄이고 수십억 유로를 절감하는 내용의 긴축예산안을 내놓았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6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지에 실사단을 파견한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의 ‘트로이카’ 채권단은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6.6%로, 내년에는 4.2%(약 78억 유로)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135억 유로 규모의 2013년 예산안 초안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6.6%, 3.8%씩 후퇴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는 정부지출 축소를 통한 재정적자 감축을 통해 2013년 공공부채 규모도 GDP의 179.3%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차입한 구제금융 자금에 붙는 이자를 제외하면 내년에는 10년만에 처음으로 GDP의 1.1%인 22억유로의 재정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올해 23.5%에서 내년에는 24.7%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재무장관은 1일 트로이카 실사단 측과 면담한 뒤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트로이카는 약 315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게 된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구제금융은 말라붙은 땅에 내리는 단비가 될 것”이라면서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트로이카 측은 그리스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가 달성 가능할 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어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로이카는 구체적인 지출 감축 방안으로 제시된 연금삭감·공공부문 구조조정에서 더 가혹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로이카는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신민주당, 사회당(PASOK), 민주좌파의 3당이 제시한 20억유로 규모의 지출 삭감 계획에 대해 구체적 실행방안이 모호하다며 거부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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