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흘린 땀이 알알이 결실로 맺혀 온 세상이 넉넉하고 풍성해지는 한가위다. 마음까지 밝게 비춰주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지내던 소중한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청명한 가을밤의 풍경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이처럼 넉넉하고 풍요로운 행복 가득한 한가위를 보내기 위해 우선 실천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교통안전이다.
추석 연휴기간에는 가족단위가 이동하고 지정체로 시간이 길어 평소보다 더 많은 교통사고 사상자가 발생한다. 실제로 최근 5년 일평균 교통사고 사상자는 964명이었지만, 추석연휴에는 1001명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사고원인의 대부분이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으로 나타나 행복한 한가위를 위해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한가위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교통안전 수칙을 제안해 본다.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첫번째다. 추석 때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이나 친구 등과의 술자리 혹은 성묘나 차례 후 '음복'으로 인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아진다. 음주를 했다면 양에 관계없이 절대 운전은 하지 않아야 한다. 추석 연휴기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평상시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 추석 연휴기간의 일평균 음주사고는 83건으로 평상시 77건보다 약 8% 높게 나타났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같은 기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상자가 166명으로 평소의 141명보다 18%나 증가했다는 점이다. 음주운전은 나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자살행위'일 뿐만 아니라 가족과 상대 운전자들까지 위험에 빠트리는 '살인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운전 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이나 휴대폰 사용도 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3월 우리 공단에서 실시한 실차 고속충돌시험에 따르면, 고속 주행 중 DMB시청 등의 부주의로 인한 충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비록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동시에 에어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하더라도 엄청난 충격으로 인해 중상 가능성이 99%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 중 DMB시청이나 휴대폰 사용을 위한 1초의 방심이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차에 탑승한 후 안전띠를 착용하는 것은 의무사항이다. 교통사고는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한 순간에 앗아가기 때문에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있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안전띠는 교통사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장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안전띠 착용 여부별 교통사고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경우 사망률이 3배나 높게 나타났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은 행복을 지키는 습관임을 명심하고 실천해야겠다. 아울러, 만 6세 미만의 어린 자녀들은 안전띠를 착용하고 유아보호용장구(카시트)에 앉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들의 사고예방을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업용자동차는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한 번의 사고만으로도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해양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이동수단으로 버스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자가 12.3%로 승용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는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행복이 나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연휴기간에는 평상시보다 더 차분한 마음으로 양보와 배려를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한가위는 교통안전에서 출발한다.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