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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업계 “美 무제한 양적완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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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는 영화 ‘더티 해리’ 속 캘러헌 형사(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의 명대사가 요즘 헤지펀드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랜 고민 끝에 마침내 ‘3차 양적완화(QE3)’ 시행에 나섰지만 헤지펀드 관계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라고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외환부문 책임자를 지낸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븐 젠은 최근 투자자 서신을 통해 “FRB는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인 곳이지만, 뭐든지 알 만한 사람들이 정작 단 하나, 자신들도 한계가 있다는 건 모른다”고 냉소했다.

13일 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 시행이 발표되기 전부터 이같은 분위기는 헤지펀드 업계 전반에 퍼져 있었다. FRB가 수습하지 못할 정도까지 무리하게 판을 벌리고 있다는 우려였다. 루크 엘리스 FRM 헤지펀드 매니저는 “지금까지 자산운용업계의 두 가지 암묵적 원칙은 첫 번째로 시류를 거스르지 말라, 두 번째로 FRB를 거스르지 말라였다. 그런데 우리는 처음으로 FRB가 시류를 거스르는 꼴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당연히 단기적으로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FRB의 QE3 시행 발표 이후 세계 주식시장 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달러 약세, 금값과 원자재 강세도 자연스러운 수순임이 앞서 실시한 양적완화를 통해 드러났다. 특히 경기순환주와 고배당주가 가장 수혜주로 꼽힌다. 앤드루 가스와이트 크레디스위스 글로벌주식투자전략가는 “앞서 실시한 두 차례 양적완화를 보면 발표 후 6주간 주가지수가 10~15% 올랐음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멀리 보고 투자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전체 시장의 위험노출도(Exposure)를 볼 때 헤지펀드 투자 전략에 필요한 장기적 리스크 선호도가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 매니저는 “FRB의 양적완화는 언제 닥칠 지 모르는 재앙”이라고까지 언급했다.


유럽 최대 크레딧헤지펀드 CQS의 마이클 힌츠 설립자는 투자자 서신에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짐에 따라 향후 3년간 시장전망은 건설적이라는 판단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더 조심스럽게 봐야 할 듯 하다”면서 “중앙은행들의 부양 라운드가 이어질 때마다 그 정책효과는 오히려 계속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과 당국의 완화정책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이는 결국 ‘막다른 골목까지 깡통을 차는(kicked the can down the road)’ 격”이라면서 “지속가능한 거시경제 회복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계속 미루기만 하다 파국을 맞게 될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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