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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부글부글' VS 직거래장터 '바글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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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앞둔 시장 풍경‥ 희비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종수 기자, 지선호 기자, 나석윤 기자] 민족 최대명절 한가위를 앞두고 전통 재래시장과 직거래장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 곳에선 '명절 대목도 옛날 이야기'라며 한숨소리가 짙은 반면, 다른 한 쪽에선 '한가위만 같아라'라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 썰렁한 재래시장… 고물가에 태풍피해로 가격 ↑, "손님들 지갑 안 연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 여 앞둔 23일 남대문 시장. 대목이라 하기엔 너무 썰렁했다. 일본ㆍ중국 관광객이 더 눈에 띨 정도였다.


그나마 관광객들도 일반 잡화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이었다. 재래시장은 명절을 앞두고 한숨은 더 깊어졌다. 각 구청들이 나서서 재래시장 주변 주말 주차 허용, 손님 끌기 이벤트 등 시장 살리기에 안감힘이다.

상인들도 "대목이라고 특수는 꿈도 꾸지 않는다"고 볼멘 소리다.


가장 힘든 곳은 과일 상가였다. 통상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이 오르는데 올해는 볼라벤과 덴빈, 산바 등 연이은 태풍의 영향으로 낙과 피해가 컸다. 한차례 낙과가 소진된 이후 배, 사과 등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남대문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이모(53)씨는 "손님들이 평상시보다 30~40% 정도 늘어난 것 같은데, 물가가 올라 구입을 안 하고 구경만 한다"고 푸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가락동시장에서 거래된 신고배(상품) 15Kg은 평균 6만1800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4만960원에 비해 2만원 이상 비싸다. 또 사과 홍로 상품 15Kg 한 박스 가격은 평균 6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4880원보다 24% 올랐다.


수산물 및 건어물 가게도 한숨이 가득하다. 이곳에서 17년째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52)씨는 "예전에는 대목 앞두고 신나서 일했는데 5,6년 전부터 그런 것도 사라졌다"면서 "대목이긴 해도 딱히 바빠질 일은 없다"고 토로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56)씨도 "제수용품 주요 생산지인 남부지방의 태풍 피해가 심해 품질은 예년만 못한테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고물가에다 태풍까지 겹치면서 재래시장이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다른 재래시장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광장ㆍ월드컵ㆍ통인시장 상인들도 추석 대목에 대한 기대는 커녕 태풍 등으로 치솟은 물가를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백운숙 광장시장 상인총연합회 사무장은 "올 추석 장사는 태풍이 최대 변수"라며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각 재래시장들은 경기침체와 고물가 속에 '알뜰한 추석나기'를 내걸고 고객끌기에 발벗고 나섰다. 특히 사은품 증정, 제수용품 특별할인, 농산물 직거래 판매 등 시민들의 발길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했다.


만리시장은 오는 26일까지, 이촌종합시장은 27일까지 1만원 이상의 상품을 사면 경품권을 증정하고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주는 '전통시장 이벤트 행사'를 연다.


행사기간에는 제수용품 특별할인과 농산물 직거래 판매도 한다. 방학동 도깨비시장에서는 주민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 53개와 상점가 34개 등 총 87개 소에선 다음달 1일까지 주정차가 허용된다. 


◆ 직거래장터는 '에헤라디야'… "물건 없어서 못 판다"
23일 차 없는 세종로를 시민들이 '점령'했다. 특히 값싸게 물건을 사고 팔수 있는 장터는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매주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서 열리던 '2012 서울 농부의시장'이 장소를 세종로로 옮겨 더 크게 판을 펼쳤다. 농부의 시장은 서울 시내와 근교 텃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생산자가 직접하고 판매하는 장터다.


판매자들은 아침부터 장(場)을 열고 꿀, 말린고추, 현미, 계란, 과일 등 각종 농산물을 선보였다. 최고 인기 품목은 사과, 떡으로 오전 중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충남 보령에서 직접 생산한 꿀을 판매하는 김홍집 씨는 "평소보다 사람이 몰려서 더 매출도 늘었다"며 "충북 보령과 서울을 오가는 비용이 15만~20만원정도인데 교통비를 뽑고도 남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며 만족해 했다.


보령시양봉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다는 김 씨는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게 직거래 장터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추석을 맞아서 한번에 15병씩 구입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양주에서 '삼순이 농장'이라는 이름으로 고추,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는 김삼순씨도 "매주 참가하고 있는데 오늘은 장사가 잘 됐다"며 "오전 9시에 나와 오후 5시까지 앉아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고 흡족해 했다. 일손이 부족해 이날은 의경 출신 아들과 동료들이 외출을 받아 함께 판매를 돕기도 했다.


천세윤 쌈지농부 기획팀 주임은 "부스를 50개 정도 설치했는데 세종로 행사로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며 "정확히 계산해봐야 겠지만 평소보다 매출이 두배 이상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로에 꾸려진 장터 이외에 인근 음식점과 커피전문점도 '차없는 거리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세종로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김석현(가명)씨는 "오늘 하루, 평소와 비교해 손님이 약 30~40% 정도 늘어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보행전용거리가 계속 운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수 기자 kjs333@
지선호 기자 likemore@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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