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재개를 강하게 반대해 온 위르겐 슈타르크 전 ECB 집행이사는 ECB가 공황상태에 빠졌으며 권한 밖의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슈타르크 전 이사는 오스트리아 일가닞 디 프레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었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특히 유럽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기 시작했으며, ECB가 새로운 역할을 맡기 시작하면서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슈타르크는 지난 9월 6일 발표된 ECB의 무제한 유로존 국채매입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다른 중앙은행들과 함께 ECB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함으로써 그렇게 풀어놓은 자금을 어떻게 회수할지, 그리고 어떻게 넘쳐나는 유동성을 세계가 동시적으로 흡수할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는다고 해도 넘쳐나는 유동성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엄청나게 커질 것이며, 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 마냥 간단히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슈타르크 전 이사는 유로존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은 말도 안되는 ‘넌센스’라면서 “지금의 유럽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각국이 부채를 줄이고 경제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구조적 개혁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각국 정부는 더 규제된 재정정책으로의 회귀가 불가피함을 알게 되었으며 이제 시장은 5년 안에 유럽 주요국의 부채가 얼마나 줄어들 것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난해 11월 퇴임한 슈타르크 전 이사는 악셀 베버 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와 함께 ECB의 인위적 유동성공급이나 저금리 정책 기조에 대해 비판해 온 ‘매파’로 꼽혔으며 베버 총재의 후임으로 유력히 거론되기도 했다. 그의 ECB 공석으로는 외르크 아스무센 전 독일 재무차관이 올랐으며 옌스 바이트만 현 분데스방크 총재와 함께 ECB의 국채매입 재개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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