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8일 어느 한 분야에서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 10년은 필요하다고 말했고 여성은 민생정치, 국민의 삶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를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학교 1000여명의 학생과 가진 특강에서다. 남성 대선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19일 대선출마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특강을 가진 뒤 가진 질의응답에서 "여성지도자의 길을 가는 것은 내가 무엇을 이루고 싶고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며 "그것을 해나갈 때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면서 꼭 필요한 일은 밀고 나가는 뚝심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뚝심과 관련해서는 저도 정치생활을 15년 했는데 어떤 경우든지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던가, 그 분야에서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한다"며 "정치인으로서는 특히 국민의 신뢰, 국민과 마음이 통하는 가까운 간격이 중요하고 그 신뢰가 바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뢰를 쌓는 것이 하루 아침에 쌓아지는 게 아니고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이겨나가고, 국민을 배신하지 않고, 항상 자기가 손해를 보고 한결 같이 갈 때 국민이 결국 알아주고 믿어주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남성도 남성 나름이고, 여성도 여성 나름이겠지만, 우리 여성은 민생정치, 국민의 삶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에 더 잘할 수 있다"며 "거칠게 싸우는 것보다 조화롭게 이루어가려는 마음이 강하고 섬세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와 같은 섬세함이 정치로 연결된다면 국민의 삶을 더 잘 챙길 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보통서민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와대를 떠나서 산 생활이 더 길고 지금 30년이 넘는다"며 "그 30년의 세월은 청와대를 나와서 평범한 시민으로 산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에는 온갖 국민들의 애환이 다 있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이 다 챙기고, 예산도 도와드려야하고, 말씀 경청하고, 같이 기뻐하고, 고민하는 게 지역구 국회의원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의 행복, 결핍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많기 때문에 행복한 가정이 되도록, 애인끼리 뭐가 필요한지 다 안다" 며 "관심과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을 하겠다는 의지, 이러한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강연에서는 대학등록금 문제에 대해 "등록금 문제를 재정으로 뒷받침하겠다는 프로그램을 확실히 세워놨다"며 등록금과 소득을 연계한 부담 완화, 학자금 대출 이자의 실질금리 제로화 등을 제시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해 "고교만 졸업해도 어떤 소질과 열정이 있는지를 인재은행에 보내 기업들이 활용하게 하고, 직무능력표준을 만들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 학벌에 관계없이 거기에 취직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학생과 교수 등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강연 후에도 많은 학생들이 박 후보와 사진을 찍는 등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특강에 학생들을 강제 동원했다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학교 측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되면서 논란이 됐다.
민주통합당 김진욱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출결을 볼모로 강제동원된 것이고 전공수업을 빼고 참석한 것이므로 수업권을 침해당한 것"이라며 "박 후보는 강제 동원된대학생들을 대선 행보의 화동 역할을 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강연을 취소하는 게진정한 소통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과 총여학생회는 강제동원이 사실무근이라는 '박 후보 가천대 특강관련 참고자료'를 이날 언론사에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다. 소진광 대외부총장은 "가천대는 가천대 총여학생회의 박근혜 후보 초청 특강과 관련해서 총여학생회의 요청에 따라 지원했을 뿐"이라며 "학교는 지금까지도 총학생회, 총여학생회의 외부 인사 특강에 대해서는 학교 규칙을 준수하면서 최대한 지원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가천대는 각 학과나 교수들에게 학생들을 동원하도록 요청한 적이 전혀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대학 총여학생회는 "학교측이 학생들을 강제 동원한 것은 절대 아니며, 각 교수의 재량과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라 참석을 한 것"이라며 "자발적인 희망에 따라 특강을 계획하고, 특강을 들은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억측을 갖고 폄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조윤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학생들과의 대화 노력조차 색안경을 끼고 폄훼하는 민주당에 측은지심을 느낀다"며 "여성지도자와 교감하겠다는 젊은 학생들의 뜻까지 흑색선전으로 도배하는 게 어른이 할 일인지 묻고 싶다. 학생을 볼모로 삼은 것은 민주당"이라고 반박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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