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6호 태풍 '산바'가 빠른 속도로 북상하면서 제주 및 부산 등 남해안 지역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현재 제주에서는 총 1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 11동·상가 4동이 폭우에 침수됐다. 정전 피해 가구만 총 2만5000여가구다. 부산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부산-김해 경전철 운행도 중단했다.
전날에는 제15호 태풍 '볼라벤' 당시 붕괴됐던 울산 오토벨리 앞 도로 옹벽이 다시 5m가량 붕괴됐다. 거제 시도2호선 법면도 20m 가량 유실돼 현재 응급복구가 완료된 상태다. 부산지역은 오전 9시 만조기와 겹쳐 해일 등으로 인한 해안가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부산시는 17일 새벽 해안 저지대 주민 8천786가구 2만2397명을 대상으로 대피를 독려했다. 시는 또 오전 10시 해운대 마린시티 해안가도로를 비롯해 거가대교, 광안대교 등의 통행을 제한했다.
부산항은 16일 낮 12시부터 선박 입출항이 전면 통제된 가운데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도 강한 바람으로 중단됐다. 부산과 일본 서안을 오가는 국제여객선(5개항로 13척)도 발이 묶였다. 부산시내 도심에서는 간판 탈락 사고 등이 잇따랐다. 오전 8시40분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한 편의점 2층 미용실 간판이 반쯤 떨어져 소방차가 출동해 안전조치를 하는 등 오전 9시를 전후해 부산시소방본부에는 50여건의 간판탈락 신고가 접수됐다. 김해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6시10분 도착예정이던 베트남항공 여객기가 결항되는등 출발 14편, 도착 18편 등 32편이 결항됐다.
오전 들어 전국 여객선 및 항공기 운항도 속속 통제됐다. 항공기는 16일에는 국내선 26편, 일본행 국제선 2편이 결항됐으며 17일에는 총 151편의 국내선과 국제선 2편이 결항됐다. 여객선은 96개 항로 168척의 발이 묶여 있다. 지리산 등 20개 전체 국립공원의 395개 탐방로도 모두 입산이 통제됐다. 서귀포시 산방산로, 해안도로 등 8개소와 함안 강주1길, 여수 시민터널, 구례 구문척교 등의 도로도 진입이 금지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바는 오전 11시경에는 남해 인근에 상륙, 오후 3시에는 서울 남동쪽 220km를 지나가 18일 오전 9시에는 청진 동북동쪽 130km 해상을 통과할 전망이다. 8시 현재 경남ㆍ경북ㆍ전남ㆍ제주ㆍ광주ㆍ대구ㆍ부산 등의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에 순차적으로 태풍 경보가 내려졌다. 강원 일부 지역은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17일 낮에는 경기ㆍ서해5도ㆍ강원ㆍ서울ㆍ인천 등지에 태풍예비특보가 내려졌다. 중앙대책본부는 16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비상근무를 최고단계인 3단계로 내리고 60개 시ㆍ군ㆍ구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주민들을 대피시킬 것을 지시했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의 피해사례를 분석해 사전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태풍 산바가 휩쓸고 간 오키나와에서는 시간당 120mm폭우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침수된 주택만 총 300여가구이며, 정전 피해가구는 11만가구에 이른다. 이날 경남, 전남, 제주 등의 유치원 및 초ㆍ중ㆍ고등학교는 전체 휴업한다. 현재 전국 시ㆍ도지역에서는 총 2만1648명이 지난 15일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했으며, 위험지구 1만5290개소에 대한 예찰점검을 실시했다. 서울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집중배차시간을 1시간씩 연장하고 하루동안 총 96회 증회운행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