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시장 이끈다
미국경기 민감株 수혜 1순위
정유 주택 해운 조선 관련株도 탄력 받을 것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정책 이벤트의 피날레를 '헬리콥터 벤'이 장식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차 양적완화(QE3)를 전격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간밤 뉴욕증시는 S&P500이 최근 5년간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일제히 환호했다. 코스피 역시 이날 2% 이상 급등세를 나타내며 장 중 2000선을 뛰어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경기에 민감한 '전·차(전기전자·자동차) 군단'의 시장 주도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번 3차 양적완화에 대해 대부분 '기대 이상릮'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준은 당장 14일부터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을 시작해 매달 400억달러씩 사들이겠다는 방침이다. 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역시 연말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초저금리 기조도 기존 2014년에서 2015년 중반까지 6개월 연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증시는 '대세상승 초기' 국면 양상을 띠며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IT, 자동차 등 미국경기에 민감한 주들이 수혜주 1순위로 꼽혔다. 금융주와 산업재·소재주들도 전반적으로 흐름이 좋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들에 대해서는 반등시 비중을 축소하는 '단기매매'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됐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바스켓 매수의 유입으로 업종 대표주 등 대형주들이 유리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모멘텀이 있는 IT와 자동차의 시장주도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팀장 역시 "중국 보다는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소재주 보다는 미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IT, 자동차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삼성전자가 가진 개별 리스크 등을 따지고 보면 한 두 종목에 집중되기보다 종목 전체로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는 평가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경기 관련주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관련 업종들도 괜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 요인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소재부문이, 경기 부양 측면에서 IT와 해운업종들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줄곧 강세였던 소재, 정유주는 더 오르고 후발주인 건설, 조선주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글로벌 유동성 공급에 따라 자원개발을 포함한 상품관련주와 정유주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자동차와 일부 IT 업종의 경우 단기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환호' 후에는 글로벌 경기의 느린 회복 속도와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 등 여전한 문제들이 시장의 상승 탄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간 정책에 매몰됐던 시장의 초점은 서서히 국내외 경기와 3분기 기업실적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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