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경기 부양을 위한 3차 양적완화(QE3)를 전격 시행키로 하면서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QE3 조기시행 결정으로 코스피 역시 연고점(2050) 돌파를 시도하는 우상향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전달까지 6개월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던 미국계 자금의 국내증시 유입도 서서히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된 3차 양적완화의 골자는 '월간 400억달러 규모의 무기한 자산매입'이다. 연준은 우선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달 400억달러씩 매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상황에 따라 매입규모를 확대 또는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14일부터 추가적인 MBS 매입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매입 대상 역시 MBS로 제한을 두지 않고 언제든지 채권까지 넓혀갈 수 있도록 했다.
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역시 연말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연준은 이같은 MBS 매입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동시에 실시함으로써 연말까지 매달 850억달러씩 장기 채권 보유를 늘리게 된다. 초저금리 기조도 기존 2014년에서 2015년 중반까지 6개월 연장했다. 이같은 연준의 결정에 뉴욕증시는 5년 사이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등 일제히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연준의 이번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으나 대부분은 '기대 이상'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양적 완화와 저금리 시한 연장을 동시에 발표한 데다 추가 자산 매입 및 다른 정책수단 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종전과는 달리 종료 시점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원래 연말·연초에나 QE3를 시행 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형성해왔지만 최근 조기시행 쪽으로 견해를 바꿨다"며 "MBS 매입과 한도를 두지 않은 개방형(open-ended) 자산매입으로 코스피는 연고점인 2050을 바라보는 강한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과거 2번의 미국 양적환화 국면에서 나타났던 미국계 외국인의 중장기적인 자금유입을 통해 국내증시의 레벨업 국면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스켓 매수의 유입으로 업종 대표주인 대형주들이 유리할 것이고, 특히 미국 모멘텀이 있는 전기전자(IT)와 자동차의 시장주도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3차 양적완화의 규모가 기대보다 적고 채권이 아닌 모기지담보증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고용시장 개선 등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다시 한 번 미국이 양적완화 카드를 꺼냈다는 것은 그럴 만큼 미국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반증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연준이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가 유동성을 확대시키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부추겨 명목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이는 실질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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