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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0m 줄어든다는 북극 빙해,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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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기후변화 현장 그린란드 앙켈루스아크를 가다

연 30m 줄어든다는 북극 빙해, 직접 가보니.. 지난 9일 오후 덴마크령 그린란드 앙켈루수아크에서 목격된 북극 빙하의 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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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켈루수아크(그린란드)=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9일 오후(현지 시간) 도착한 덴마크령 그린란드 앙켈루수아크. 캐나다 북동쪽 북극해와 북대서양 사이에 위치해 한밤 중에 오로라가 관측되는 등 북극권에 속하는 지역인 이 곳은 우리나라 초겨울 수준으로 쌀쌀했다.


하지만 정작 비행기가 착륙한 앙켈루수아크 공항 일대에서는 눈이나 빙하 등 북극을 실감할 수 있는 것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비교적 나즈막한 둥그스레한 바위 구릉에 1m 안팎의 관목과 잡초만 가득했다. 북극권이 아닌 툰드라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다. 이곳은 몇 십년 전만 해도 이누이트족들이 여름 겨울 할 것 없이 순록과 들소, 북극곰 등을 사냥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빙하는 사라진 지 오래고, 원주민들의 생활 수단도 사냥이 아니라 공항과 북극 여행객으로 바뀐 지 오래다.

빙하는 앙켈루수아크 공항에서 20여km 가량 북쪽으로 올라가서야 겨우 볼 수 있었다. 빙하가 녹아 흘러 내려 형성된 호수와 강을 따라 차량을 이용해 2시간 가량 전진한 끝이었다. 호수와 강은 최근 들어 빙하 녹은 물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수량과 물살도 거세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여름에는 공항과 인근 마을을 연결하는 다리의 교각 하나가 무너져 내릴 정도다.


2시간 동안 엉덩이가 부서져라 쿵쿵대는 트럭에 탑승해 올라가자 멀리 빙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북극 빙하의 끝단이었다. 이미 무너져 버리기 시작해 절벽을 이룬 곳들이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다. 최근 몇년 동안 연평균 30m이상 빙하가 없어지기 시작해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왕래했던 길이 빙하의 붕괴로 없어져 다른 길을 이용해야만 했다.

빙하의 끝단에선 '블랙아이스'와 '크레파스'가 곳곳에 눈에 들어왔다. 블랙아이스란 얼음과 흙이 뒤섞여 검게 보이는 빙하로,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녹아 없어지기 직전의 상태를 말한다. 또 크레파스는 녹고 있는 빙하 곳곳에 숨어 있는 틈과 절벽이었다. 가끔씩 붕괴가 이뤄지는데 관광객들이 빠져 다치거나 실종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북극' 지역인 그린란드는 기후 온난화의 영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 기후온난화라면 평소보다 약간 더 춥거나 덥고,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좀 거세진 것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선 해마다 대폭 줄어들고 있는 빙하로 인해 지형 자체가 변화하고 있었다.


이로 인한 피해도 상당하다. 그린란드만 해도 5만6000여 주민 중 빙하에서 사냥ㆍ어업 등으로 생계를 이어온 수만 명의 원주민들이 갈 곳이 없어지고 환경 변화로 인해 적응에 힘들어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반면 빙하가 녹으면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빙하의 끝단인 'ICE TOP'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 현지 가이드는 "땅을 잘 뒤져봐라. 가끔 굵직굵직한 사금이 보이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빙하 밑에 묻혀 있던 엄청난 지하 자원들이 해빙으로 인해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곳엔 원유ㆍ천연가스 등 전세계에서 개발되지 않은 자원의 22%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는 세계 원유의 13%(900억 배럴), 천연가스 30%(47조입방미터), 희토류 중국의 40배, 금ㆍ다이아몬드ㆍ니켈ㆍ망간ㆍ코발트, 구리, 플래티늄 등 다양한 광물자원 등이 묻혀 있다는 게 최근의 조사 결과다. 또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쇄빙선 없이도 배들의 항해가 가능해져 기존 항로보다 한국~유럽간 항로가 10일이 단축되는 등 중요한 운송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북극 빙하 끝단 그린란드는 우리 인간에게 그동안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적 개발을 반성하고 새로운 친환경적 자원 개발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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