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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내수에 심폐소생술… 마지막 빗장까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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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불과 석 달 전만해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부양'이라는 표현에 아주 조심스러웠다. 해외에 타전되는 기사에도 '부양(sitimulus)' 이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도록 당부했다. 하반기엔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랬던 박 장관이 10일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을 내놨다. 경기 둔화 흐름이 그만큼 빠르고 거세다는 의미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을 열고 "정부의 힘만으로는 경제활력을 회복하기에 부족하다"며 "가계와 기업, 노동계 등 모든 경제주체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고심 끝에 내놓은 건 부동산 취득세 50% 인하·자동차와 고급가전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다. 후방효과가 커 눈에 보이는 정책 효과가 나타날 만한 분야들이다. 근로소득세 인하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집행률을 높이기 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각종 대책의 조합으로 연내에 4조6000억원, 내년에 1조3000억원이 더 풀리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종전에 밝힌 하반기 재정투자 계획(8조5000억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만 13조원 이상의 재정을 풀겠다는 의미다. 13조원은 국내총생산(GDP)의 1%에 이르는 돈이다. 평년 추가경정예산 편성 규모가 0.5%~0.7% 전후였음을 고려하면 '추경에 버금가는'이라는 정부의 설명에는 이유가 있다.

사흘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에도 (취득세 인하를)해봤지만 대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던 박 장관은 자산 디플레이션(집값 하락 등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 압박을 덜어줘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요구를 결국 받아들였다. 그가 즐기는 야구 경기에 빗대자면, 시장에 던지는 구질(球質)이 달라진 셈이다. 아울러 7월과 8월의 수출 급락세는 생산·고용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동차 산업을 살리고 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부의 대책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9억원 이상인 주택을 거래하면 4%인 취득세가 2%로 떨어진다. 9억원 미만이라면 2%인 취득세가 1%로 낮아진다. 요즘 시장엔 부동산을 팔려는 사람이 넘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취득세 인하는 사려는 사람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해 3·22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도 지방 미분양 물량이 줄고 거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이 기간 주택 거래량이 종전 3년 평균치를 25% 웃돌았다고 집계했다. 부동산 거래가 활기를 찾으면 부동산을 비롯해 이사·인테리어 업체와 가구·청소·도어락 업체에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세수와 소급적용 시비다. 취득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좌우하는 세원이다. 이걸 낮추려면 정부의 재정지원이 불가피하다.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지, 세수 감소분에 따른 보전 비율은 어떻게 정할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수백에서 수 천만원에 이르는 취득세의 규모를 고려하면 최근 주택을 거래한 사람들이 소급 적용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주택거래가 올스톱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가전 개소세 인하는 경기 급락기에 쓰는 비상약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모든 종류의 차량를 구입할 때 1.5%포인트씩 개소세를 낮춰주기로 했다. 오토바이를 포함한 2000cc 이하 차량이라면 5%이던 세율이 3.5%로 내려간다. 대형차에도 8%였던 개소세를 6.5%로 낮춰준다. 대용량 에어컨과 냉장고·세탁기 등에 붙는 개소세 역시 5%에서 3.5%로 떨어진다. 정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개소세를 낮춘 일이 있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기 위해 매월 징수하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세율도 평균 10% 정도 낮춘다. 하지만 실제로 세 부담이 주는 건 아니다. 근로자들은 매년 초 연말정산을 통해 전년도에 더 낸 세금을 돌려받는데 원천징수액이 줄면 나중에 돌려받는 돈도 줄어든다. 내년에 받을 돈을 당겨받는 셈이다.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 원문보기>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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