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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54㎞ 열차에선 "몸이 뜨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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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후속 '해무' 직접 타보니.. 7년8개월만에 최고기록 돌파

시속 354㎞ 열차에선 "몸이 뜨는 듯" 지난 8일 밤 부산역에 대기 중이던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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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이제 시작인데 갈 길이 멉니다. 시속 430㎞까지는 찍어야죠."(김기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고속철도연구본부장)

지난 9일 오전 00시3분 'KTX산천'의 뒤를 잇는 차세대 고속열차(HEMU-430X, 해무)가 시속 354.64㎞로 7년8개월 만에 종전 국내 최고기록을 돌파했다. 이전 기록은 2004년 12월 당시 개발 중이던 시속 350㎞급 한국형 고속열차(G7)의 352.4㎞다.


8일 밤 부산역에는 날렵한 외형의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가 위용을 드러내며 한국 고속열차사를 새로 쓰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직원들과 열차 제작사인 현대로템 직원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밤 11시30분. 드디어 해무가 점차 속도를 올리며 동대구역으로 향했다. 열차 안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지난 2004년 12월 취재진을 불러놓고 시범운행을 했지만 목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한 전례가 있어서다.


다행히 해무는 성공적이었다. 시속 200㎞까지 2분40초가량 걸리는 해무는 선로 전환기 때문에 시속 170㎞로 제한된 울산역과 신경주역을 지나며 오후 11시55분께부터 스피드를 올렸다. 계기판은 시속 200㎞대에서 9일 자정께 300㎞대를 가리켰다.

시속 354㎞ 열차에선 "몸이 뜨는 듯" 지난 8일 밤부터 9일 새벽까지 경부고속철도 부산~고모 120km 구간을 달린 해무. 오른쪽 계기판은 9일 00시03분 해무가 시속 354.64㎞로 종전 최고속도를 경신할 때.


가속이 계속되자 점점 몸이 뜨는 듯 속도감이 느껴지더니 00시3분에 국내 최고기록인 시속 354.64㎞를 기록했다. 이는 모두 일반 객실에서 확인한 것이다. 해무는 시속 200㎞가 넘어가면 차량 문 위에 달린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속도가 표시된다.

시속 354㎞ 열차에선 "몸이 뜨는 듯" 해무 객실에서는 시속 200㎞ 이상일 때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부산역에서 동대구역까지는 41분이 소요됐다. 이후에도 해무는 약 새벽 4시까지 같은 구간을 반복적으로 달리며 고속 주행했다.


최고속도를 기록한 지점은 서울에서 304㎞ 떨어진 경부고속철도 부산~고모 120㎞ 구간으로 경북 경산시 진량읍 가야고가다. 해무는 이 구간에서 지난 6월부터 매주 2번씩 KTX가 다니지 않는 야간에 주행속도를 올려가며 성능을 시험했다. 9일까지 총 누적거리는 약 1만㎞다.


열차를 몰았던 기장 장남식씨는 "속도가 빨라지면 긴장감이 커지는데 무탈하게 시범운행을 성공해 기쁘다"고 전했다.


취재진에게 실시간으로 열차 상태를 설명을 하던 '한국 고속철도 역사의 산 증인' 김기환 고속철도연구본부장은 막상 최고기록을 달성한 순간 "이제 갈 길이 멀다"며 "최고속도인 시속 430㎞를 도달하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본부장은 "현재까지 주행 안정성, 신호시스템 등 모두 양호하다"며 "KTX산천의 고장 원인이 되던 것도 설계에 반영해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해무 승차감은 빠른 속도에도 기존 KTX에 뒤지지 않는다. 의자에 달린 쿠션베개와 독서등, 비즈니스룸과 널찍한 카페테리아 등은 개선된 점이다. 다만 동력 분산식으로 엔진이 열차 칸마다 달린 탓에 느껴지는 진동과 소음은 아쉬웠다.


김기환 본부장은 "진동은 기존 KTX와 비슷한데 소음 문제가 더 보완할 점"이라면서 "차량과 차량 사이 틈을 줄이고 바퀴를 감싸는 등 다음달에 소음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목표인 최고시속 430㎞를 연말께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2015년까지 10만㎞ 주행시험을 거쳐 상용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해무 개발 예산은 930억원이다. KTX산천이 된 G7은 21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김 본부장은 "G7으로 축적한 기술 덕에 예산이 줄었다"며 "시속 500㎞ 달성 고속열차의 예산은 더 적게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시승에 동참한 홍순만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은 "우리 기술력으로 최고 기록 경신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고속철도를 국산화하면서 외국의 비싼 유지보수비를 줄일 수 있는 대체효과가 있고 철로기반 고속철도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져 수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내에 시속 500㎞까지 달성해 고속철도 기술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광희 국토해양부 철도기술안전과장은 "해무는 가·감속 성능이 우수하고, 탄력적인 열차 편성이 가능해 운행시간 단축과 운영효율 향상은 물론, 고질적인 고장으로 인한 지연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무(HEMU-430X)는 동력 분산식 차량의 영어 약자(High-speed Electric Multiple Unit 430km/h eXperiment)로 바다의 안개 해무(바다 海 안개 霧)처럼 미래를 기다리는 상서로운 의미와 빠르게 달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시속 354㎞ 열차에선 "몸이 뜨는 듯" 지난 9일 홍순만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과 김기환 고속철도연구 본부장, 이광희 국토해양부 철도기술안전과장 등 차세대 고속열차 개발 관계자들이 고속철도 최고속도 기록 경신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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