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3억 벤틀리의 향방은 어디로?"
서연정(17ㆍ대원외고)의 홀인원 부상인 벤틀리 지급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화금융 측이 8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골프장(파72ㆍ6564야드)에서 끝난 한화금융클래식 3라운드 직후 전날 서연정이 아마추어 신분이라 수상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부상을 다시 주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회 주관사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그러나 "공식적인 규칙을 바꿀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출발점은 당연히 서연정의 2라운드 17번홀(파3) 홀인원이다. 아마추어 신분이라 당초 상품을 받을 수 없었지만 대한골프협회(KGA)가 올해부터 아마추어자격 규칙 3-2b에 '홀인원 기록 시 현금을 포함해 규정 한도(100만원)를 초과한 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개정해 유권해석에 문제가 생겼다. KLPGA는 이번 대회 시상 규정에 "아마추어에게는 특별상(각종 기록) 등의 상금(상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역대 최고가 홀인원 부상인 2억7700만원짜리 승용차가 걸려 시선이 더욱 집중됐지만 김광배 KLPGA 경기위원장은 "올해 규정이 바뀌기는 했지만 KLPGA는 프로가 우선이기 때문에 종전 규정을 고수해 왔다"며 "당연히 지급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상균 한화골프단 감독은 그러자 "아마추어에게 못 주는 이유를 묻고 싶다"며 "홀인원 상품은 규칙에서도 허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양측의 입장이 여전히 팽팽해 결과적으로 부상 지급 결정은 9일로 다시 번복됐다. 서성민 KLPGA 대회운영팀장은 "대회 요강은 절대 변경될 수 없다"며 "서연정 선수에게도 곧바로 부상 지급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이미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추어 선수의 출전은 명예를 위한 것"이라며 "다만 한화가 중요한 스폰서라는 점에서 특별상 명목의 다른 상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상 초유의 홀인원 상품을 둘러싼 해프닝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마추어의 수상을 간과한 KLPGA투어의 나태함과 타이틀스폰서의 고집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KLPGA투어가 설사 양보해서 부상을 지급한다고 해도 규정상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고가의 부상에 대해 보험사가 이를 부담해야 하는 부작용이 또 다시 연출된다. 보험사가 바로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이다. 최종 결정은 일단 9일 시상식 이전으로 미뤄졌다.
태안(충남)=손은정 기자 ejs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