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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천재' 김웅용 "'평범한 삶'은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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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천재' 김웅용 "'평범한 삶'은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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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천재가 왜 그래?'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


'세계 10대 천재' 중 지능지수(IQ)가 세 번째로 높은 인물로 꼽힌 김웅용(50)씨가 30년의 세월을 지나 한 말이다. 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기만 한 'IQ210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그에겐 커다란 짐이었다. 3세의 나이에 미적분을 풀어내던 그가 도전한 건 결국 '평범한 삶'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얻는데 성공했다.

7일 오후 방송된 'MBC 스페셜-IQ 210 천재 김웅용'에서 김 씨는 미국 항공 우주국(NASA) 직원을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와 평범한 직장인이 되기까지의 사연을 밝혔다.


김씨의 어린 시절 이력은 화려하다 못해 믿기 힘들 정도였다. 1세 때 한글과 천자문을 떼고 만 3세에 미적분을 풀었다. 그리고 4세 때 한양대 과학교육과에 입학했다. 예리한 영감이 빛나는 시도 지었다. 그가 유아기에 쓴 일기, 동시, 수필과 그림 등을 모은 '별한테 물어봐라'는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고 해외에 앞다퉈 번역됐다.

MBC 스페셜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그가 어린 시절 출연했던 후지TV방송 영상도 공개했다. 1967년 10월, 만 4세의 김웅용은 일본 후지TV의 '만국 깜짝쇼'에 초청됐다. 색동한복 차림의 어린 김웅용은 동경대 수학과 야노 켄타로 교수가 낸 미적분문제를 단숨에 풀어내려갔고, 교수가 '정답'이라 외친 순간 스튜디오 안 300여명의 방청객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후 김씨는 만 7세이던 1970년에 미 항공우주국(NASA) 초청으로 미국에 건너가 콜로라도주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수료한 뒤 1974년부터 5년간 나사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김웅용 씨는 나사에서 행성 궤도를 수정하는 복잡한 계산을 담당했다. 김 씨는 "화성을 어떻게 하면 갈 것인지. 타원곡선식이라든지 대기권을 뚫고 갈 수 있는 속도라든지.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안 되니까 주로 그런 것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곳에서 그는 영리한 기계 취급을 받았다. 프로젝트 외에는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도 없었고 어린 나이에 외국에 간 터라 성인 직원들과 친해질 기회도 없었다. "영원한 이방인이었고 타인 같았다. 정말 냉철한 사람들인데 나 하나 없어져도 충분한 듯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나사를 떠날 결심을 한다. 김씨는 "나사에서 일을 하는 게 우리나라를 위하는 거라고 교육을 받았지만 더 이상 못 있겠더라. '조국을 위해 큰 인물이 되라'는 것은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자신의 선택이 아닌 삶을 살아야 했던 고충을 토로했다.


마침내 1978년 김씨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김씨는 정신과 몸이 피폐해져 있었다. 김씨는 "막 숨이 가빠지는 것도 있었다. 병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너는 환자다'고 하는 게 아니라, '그 좋은 데를 왜 박차고 나왔냐'고 해서 답답했다. 하지만 몇 년 계속 있었으면 못 살았다. '죽음'에서 탈출했다. 새로운 삶을 위해 탈출해 나왔다"고 당시의 심경을 되살렸다.


하지만 언론과 세상 사람들이 그에게 붙인 수식어는 '실패한 천재'였다. 김씨의 초췌해진 모습의 귀국 장면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고 신문 기자들은 그를 귀찮게 쫓아다니며 "천재가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였다. 김씨의 대학 동창은 이날 방송에서 "그가 기자들이 쫓아오면 험한 욕을 하며 달아났다"고 당시의 그릇된 취재열기를 증언했다. 김씨가 다니던 충북대학교는 '실패한 천재가 다니는 3류 학교'로 전락했고 평범한 삶을 살려는 바람은 '비루한 삶'이라는 오명을 덮어썼다는 것이다.


김웅용씨는 이처럼 자신에게 따라붙은 '천재'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에서 서울의 아래쪽 방향으로 손가락을 내리긋다가 멈춘 지역에 정착하기로 했고 그곳이 현재 그의 새 삶터가 된 충청북도 청주였다.


한편 현재 김씨와 그의 가족은 그야말로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의 '훈남' 두 아들도 소개됐다. 그의 둘째 아들은 "아버지가 수학은 잘하는데 과학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똘똘한 지적도 했다. 둘째아들이 "시험에서 1등을 하면 엄마가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아빠가 술과 담배를 끊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당황하는 김씨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대학 후배였던 아내의 마음을 훔쳤던 기타 실력도 공개했다.


평범한 삶을 택했지만 그의 명석한 두뇌는 여전했다. 김씨가 다녔던 카이스트 대학원 동문은 "김웅용씨가 제 친구의 박사논문을 술자리에서 슥슥 훑어 보더니 몇 가지 오류를 지적했는데, 친구가 나중에 확인해보니 김씨의 지적이 모두 옳았다"며 그의 녹슬지 않은 천재성을 입증했다.


직장 동료와 허름한 식당에서 폭탄주를 나눠 마시는 그는 영락없는 중년 아저씨였다. 수학 공식을 테이블보에 적으며 즉석 강의하는 그에게 동료들은 "로또 공식이나 가르쳐달라"고 핀잔을 줬고 김씨는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코밑 수염이 거뭇거뭇한 중학생 큰아들 김순후 군은 "사람들이 왜 아빠를 실패한 천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아빠는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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