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추석을 앞두고 인천시에 1000억원 가까운 지하철 공사비 압박이 몰려오고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과 서울 7호선 인천 연장선 공사비 지급 기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확보해 놓은 자금이 턱없이 적어 '솟아날 구멍'이 없는 상황이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이 달 말 인천지하철 2호선 공사업체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돈은 총 510억원이다.
지난 6월과 7월 각 업체들이 공사에 선투입한 자금(기성금)이다. 인천시가 현재 마련한 돈은 200억원 뿐이다.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급기한까지 무려 3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인천시에 긴급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극심한 재정난에 빠진 시로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인천시는 이미 지난 5월 말 올해 1차 기성금 지급을 제 때 못해 곤욕을 치렀다. 업체들에게 총 850억원을 기한까지 주지 못하다 얼마 전에야 긴급자금을 마련해 지급했다. 가까스로 한 숨을 돌리자 마자 또 다시 자금 '쓰나미'를 맞닥뜨린 상황이다.
당초 매 달 기성금을 받기로 한 공사업체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호선 공사에 참여한 전문건설업체 A사 관계자는 "곧 추석인데 공사비가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하니 막막한 심정이다. 명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올 10월 완공을 앞둔 서울지하철 7호선 인천 연장선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인천시가 올 한 해 7호선 연장선에 투입해야 할 자금은 총 504억 여원, 이 중 지난 5월 말 247억 여원(49%)을 집행하고 앞으로 집행해야 할 자금이 256억 여원이다.
이 돈에 차량구입비 170억원 등을 합하면 온 연말까지 인천시가 마련해야 할 자금은 모두 540억원에 달한다. 시 도시철도본부는 이 자금 역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 우선 이 달 중으로 시로 들어올 예정인 송도 6ㆍ8공구 부지매각 수입(8094억원)을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본다. 기성금 지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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