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내 제약사가 자사의 신약 판매권을 국내 경쟁사에게 이양하는 이례적 사례가 생겼다. 그것도 개발초기가 아니라 상업화 목전까지 온 '쓸 만한' 신약후보란 점이 특이하다.
LG생명과학은 B형간염치료제 후보신약 '베시포비어'의 국내 개발 및 판매권을 일동제약에게 이전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베시포비어는 LG가 2002년부터 10년간 투자해 후기임상시험 2상까지 완료한 약이다. 3상시험만 마치면 곧바로 허가 및 상업화가 가능하다. 향후 개발 및 판매권은 모두 일동제약에게 넘어갔다. 일동제약은 2017년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후보신약의 개발ㆍ판매권을 국내사끼리 매매한 사례는 업계 최초로 파악된다. 통상 해외 진출을 위해 다국적제약사에게 판권을 넘기는 건 흔하지만, 개발사가 국내 판매권까지 포기하는 일은 전무했다.
이는 LG생명과학의 연구개발(R&D) 전략과 관계있다. 회사 관계자는 "항암제나 항생제 등은 이미 파이프라인(후보신약 리스트)에서 빠진 상태고, 나머지 비주력 분야도 정리하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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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LG생명과학은 당뇨ㆍ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항노화 분야 그리고 바이오시밀러ㆍ백신 등 생물의약품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겠단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복제약 및 건강제품 등 소위 '돈 되는' 사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최근 LG생명과학은 타 제약사와의 협력계약 체결에 가장 적극적인 제약사로 손꼽힌다.
한편 이번 일동제약과의 계약으로 LG는 자사의 신약후보군 정리 작업을 대부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LG의 파이프라인은 비만치료제, 항혈전제 등 대사성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베터)ㆍ백신 등으로 압축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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