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난 3일 홈피 개편 통해 新 CEO인사말 등재..법정구속 후 첫 옥중경영 행보
구속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그룹 홈페이지(www.hanwha.co.kr)를 통해 경영비전을 밝혔다.
그동안 김 회장이 담당 변호사와 일부 임원·가족을 제외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심정과 향후 그룹 경영비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3일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단장한 그룹 홈페이지 'CEO인사말'을 통해 김 회장은 태양광 등 신사업 부문과 제2의 중동 붐 등을 강조했다.
그룹의 글로벌화와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해당 사업부문이 이른바 '질적성장 2020(Quality Growth 2020)'이라는 경영비전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직원들이 자신의 공백을 뒤로한 채 사업 성공을 위해 정진해줄 것을 당부하는 절박한 심정도 담겨 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에는 해외 단일공사로는 대한민국 사상 최대인 8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 공사를 수주해 한화의 차별화된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받은 바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 7년간에 걸쳐 주택 10만호 건설을 추진하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제2의 중동 붐을 본격적으로 주도해 나가고자 한다”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제2의 중동 붐'이라는 표현에서는 김 회장의 추가 수주 욕심을 엿볼 수 있다. 이라크의 총 100만호 주택 건설 목표 중 현재 1단계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머지 90만호에 대한 추가 수주를 위해 기존 수주한 공사를 실수 없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집념의 표현인 셈이다.
이라크를 기반으로 한 중동 사업에 대한 의지는 새로 바뀐 홈페이지 구성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한화는 통상 그룹 홈페이지 CEO인사말에 CEO 사진과 레터 형식의 글만 반영하는 룰을 깨고 누리 카멜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의 회동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배치했다.
실제 지난 5월30일 비스마야 프로젝트 본계약 체결 당시 이라크 총리와 공식 만남을 가졌던 김 회장은 지난 7월29일 이라크 총리의 초청으로 태양광 사업 협력 등 추가 사업 수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최근 독일 태양광 모듈 생산회사 큐셀 인수로 가시화되고 있는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필수 사업으로 표현했다. 그는 “태양광 등 주력 사업부문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을 가속화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화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에너지 생산을 위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가고 있으며 한화솔라에너지를 설립해 미국,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태양광 발전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김 회장은 CEO인사말을 통해 ▲생명보험사를 주축으로 다양한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융부문 ▲고급화·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질적 변신을 꾀하고 있는 서비스·레저부문 등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사업군으로 분류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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