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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믿을 수 없는 '인면수심' 대한민국…안전지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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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큰 아버지가 조카를, 남동생이 친 누나를, 친한 이웃으로 있던 옆집 남자가 어린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는 '인면수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가족과 이웃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하고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울부짖고 절규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지난 3일 10대 조카를 성폭행한 큰아버지 A 씨(58)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A 씨는 무려 7년 동안 열 일곱 살의 조카 B양을 상습적으로 '몹쓸 짓'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 밝혀졌다.

더욱이 B양이 처음 성폭행 당한 시기가 초등학교 3~4학년 때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또 B양은 지난 7월 아이까지 출산해 현재 보호센터에 머물고 있는데 경찰은 "친부가 누구인지 B양이 말을 하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혀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B양은 이혼한 아버지, 친오빠 2명과 함께 A 씨와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B양은 경찰에서 "가족들에게 알리면 문제가 될 것 같아 (A 씨의 행동이)싫었지만 참았다"고 진술했다. 곁에 친아버지와 오빠라는 '울타리'가 있었지만 B 양은 보호받지 못한 것이다.


한편 춘천지법은 3일 부친의 제삿날 친누나를 성추행한 H 씨(31)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H 씨는 지난 6월 강원도 인제군 자신의 집 거실에서 부친의 제사를 마치고 잠을 자던 누나(37)의 몸을 강제로 만지는 등 네 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친누나가 자신을 꾸짖자 H 씨는 오히려 친누나를 폭행하는 등 잔악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전 1시30분쯤 술에 취한 상태로 전남 나주시 C양 집에 침입해 '짐승보다 못한 짓'을 한 K 씨. 거실에서 이불을 덮고 자고 있는 C양을 납치해 집에서 약 250m 떨어진 곳에서 성폭행한 뒤 달아났다.


다음날 붙잡힌 성폭행범 범인 K 씨(23)는 피해 아동이 늘 보아왔던 '이웃집 아저씨'였다. 평소 피해 아동의 아버지, 어머니와 친분이 있던 그는 일순간 짐승으로 변해 가녀린 초등학생 1학년의 영혼을 가차 없이 짓밟아 버렸다. 경찰조사 결과, K 씨는 피해 여자 어린이를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공동체 붕괴와 법적 허점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도덕적으로 무감각해 지는 사회적 경향이 뚜렷해지고 그동안 감춰져 있던 것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문명과 야만을 가르는 기준에서 본다면 우리 사회가 야만의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친족 간, 혹은 이웃 간 발생하고 있는 '인면수심' 사건에 대해 "가족과 이웃은 한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만큼 그동안 감추는 것이 보편적이었다"면서 "친족 간에 일어나는 성폭행에 대해서는 가중처벌 하는 등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친고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친누나를 성추행한 H 씨의 경우는 누나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폭행범의 45%가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대부분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특히 친족의 경우 용서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친고죄를 폐지해 성폭행에 대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든 관계없이 처벌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성폭행범에 대한 관리 방법에 대한 관점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전자발찌 ▲신상공개 ▲화학적 거세 도입 등으로 제재하고 있지만 이는 재범 이상에 국한된 관리라는 해석이다.


곽 교수는 "성폭행 초범에 대한 관리 규칙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전체 사회와 구성원이 성범죄와 관련된 새로운 인식은 물론 법적 제재도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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