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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아시아권 경제공동체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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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공동체가 탄생할까. 한국을 포함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이 주도하고 있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역간 무역협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의 중심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으로 옮겨가면서 범아시아권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경제블록을 출범시키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RCEP을 비롯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아직 초보적인 모양새를 띤 아ㆍ태자유무역지대(FTAAP) 등이 이같은 논의의 산물이다.

지난달 말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과 FTA 파트너국가간 경제장관회의에서 RCEP 출범을 위한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아세안 10개 국가와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는 이번 성명을 통해 RCEP 협상과 관련한 기본 지침을 마련했으며 오는 11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협상개시 선언을 하기로 합의했다.


RCEP은 아세안이 중심이 된 지역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한 종류다. 협상지침 전문을 보면 "상품, 서비스, 투자, 경제기술협정, 지재권, 경쟁, 분쟁 및 기타 이슈를 포함하는 포괄적이며 높은 수준의 상호 호혜적인 FTA체결을 추구"한다면서 "협상과정에서 아세안 중심성을 인정하는 한편 (아세안과 FTA를 맺은)파트너국가의 이해관계도 인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본격적인 협상이 출범하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만 보면 RCEP은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공동체가 유력시 된다. 협상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1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전 세계 GDP의 3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공동체로 꼽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의 GDP 합이 27.5%, FTA보다 통합정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이 25.9%(이상 2010년 기준) 정도다.


미국이 가세하면서 관심이 높아진 TPP가 여기에 비견될 정도의 규모로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참여국으로 거론되는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브루나이, 페루, 호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9개 나라다. 여기에 캐나다와 멕시코, 일본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12개 나라가 모두 참여해 출범한다면 전 세계 GDP의 40%에 육박하는 경제규모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출범을 위한 국가간 협상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권역의 경제공동체에 대한 반대급부 성격이 강한데다,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유화수준이 워낙 높은 탓에 출범 자체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정부 당국자는 "원칙적으로 TPP 협상에 참여하는 걸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다"면서도 "현재 논의중인 걸 보면 농산물 개방범위가 넓어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번 주 러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논의될 FTAAP 역시 참여국가가 많고 국가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역별 경제공동체 논의가 현재 WTO 체제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도하개발어젠다(DDA) 논의가 10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규모가 작은 양자나 다자간 FTA가 교역을 늘리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됐다는 설명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산지 증명문제를 하나의 FTA로 해결할 수 있는 등 RCEP과 같은 지역공동체 협정은 산발적으로 있는 FTA를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대륙이나 지역전반을 아우르는 보다 큰 틀의 무역협정이 보다 많이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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