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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의 원테이블>, 요리와 함께 자라는 남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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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의 원테이블>, 요리와 함께 자라는 남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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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의 원테이블> 올'리브 일 낮 12시
2회 만에 한식 조리사 자격증 시험 도전을 포기했다. 떡볶이 맛이 난다는 자취하는 남자의 김치찌개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제대로 된 음식 하나 만들지 못했다. 요리는 좋은데 시험을 위해 모양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요리는 싫다. “즐기면서 요리하고” 싶지만 방법은 잘 모르겠다. <윤계상의 원테이블>(이하 <원테이블>)에서 윤계상이 처한 딜레마는 이 프로그램이 처한 딜레마와 비슷하다. 요리와 리얼리티 중에 어디에 더 집중할 것인가. 자격증 시험이라는 구체적인 목표 없이, 서른다섯의 남자가 요리와 가까워지는 과정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이 고민은 배우로서의 윤계상의 고민과도 닿아있다.


아직까지는 정확히 뭘 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리얼리티에 진짜 현실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이 고민과 맞서는 윤계상의 모습이다. <원테이블>의 윤계상은 MBC <최고의 사랑>의 완벽한 맞선남도 아니고, <하이킥3>의 속을 알 수 없는 의사선생님도 아니다. 그는 절대 눕지 않겠다던 소파와 합체되어 게으름을 피우거나 걸그룹의 공항 사진에 연신 감탄하는 아저씨 같은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어느새 이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다는 부담감에 깊이 고민하며 ‘일하는 남자’ 모드로 돌입한다. 그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달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그래서 불안한 인간 윤계상의 얼굴이 불쑥 튀어나온다. 그래서 <원테이블>에는 요리 리얼리티로서의 재미보다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 30대 남자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아직은 알지 못하는 어딘가로 동료와 함께 열심히 노 저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2회의 목표 변경을 위한 캠핑은 요리의 이유, 삶의 이유를 되찾는 여정이기도 했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즐겁게. 이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원테이블>과 윤계상이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이것이 아닐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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