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주 아띠봄 대표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아리를 어른들을 위한 '제2의 뽀로로'로 키울 겁니다."
서울 마포구 청년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난 박영주(28) 아띠봄 대표는 "성인을 위한 캐릭터 시장이 전무한 상황에서 아리가 첫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아리는 어른을 위한 동화 '고양이 달'의 주인공이다. 특히 20대 여성이 주요 공략층이다. 운명의 상대와 사랑을 주된 테마로 하는데, 아리는 섬세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졌다. 박 대표는 "20대 여성들이 어린 시절 읽었던 어린왕자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감정에 기반해 주인공들의 미묘한 관계에 초점을 뒀다"면서 "이 소설은 아리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일종의 씨앗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고양이 달'을 집필하기까진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어린왕자처럼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책을 써보자'라는 생각에 잘 다니던 애니메이션 회사를 나오고 나서다. 그는 지난해 1월 아띠봄을 창업하고 올 5월 캐릭터 아리를 담은 '고양이 달'을 탄생시켰다. 이 책은 앱북으로도 서비스되고 있다.
20대를 공략한 박 대표의 전략은 주효했다. 출간 후 3개월이 지난 현재 '고양이 달'은 1000부 이상 팔려나갔다. 박 대표는 "2만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라고 말하는데 특별한 마케팅 없이 1000부나 판매됐다"면서 "추가로 인쇄하고 올 11월 2, 3권이 출시되면 회사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좋다. 박 대표는 지난 7월 참가한 서울 캐릭터라이선싱페어에서 30여개의 해외 바이어와 사업 제휴를 맺었다. 이중 일본 캐릭터 업체 두 곳은 캐릭터에 대한 판권을 전부 넘길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박 대표는 내년 말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박 대표의 꿈은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이다. 연극, 영화 뿐만 아니라 디자인, 공연 기획, 제작까지 두루 섭렵한 경험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미국의 마키마우스처럼 아리를 키우고 싶다. 옷, 가방, 구두 등에 아리 캐릭터가 적용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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