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세계 정상'의 영광은 끝내 재현되지 못했다.
U-20(20세 이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3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2 FIFA(국제축구연맹) U-20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일본에 1-3으로 패했다.
한국은 2년 전 U-17(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당시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바 있다. 이번 대회 역시 당시의 주역들을 앞세워 우승 신화에 도전했지만, 설욕 의지를 불태운 일본에 결국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3골을 넣었던 전은하와 간판 공격수 여민지를 동시에 선발로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여민지는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선발로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일본은 강했다. 짧고 세밀한 패스와 빼어난 개인기,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한국을 압박했다. 선제골도 일본의 몫이었다. 전반 8분 한국 수비진의 백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챘고, 이어진 골키퍼 1대1 장면에서 시바타 하나에가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뽑아냈다.
한국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5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이금민이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앞에 서있던 전은하가 정확한 헤딩으로 일본 골망을 갈랐다. 전은하의 이번 대회 4번째 골이었다.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일본은 4분 만에 다시 추가골로 앞서나갔다. 선제골을 넣었던 시바타가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수비가 헐거워진 틈을 타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미처 예상치 못한 슈팅에 전하늘 골키퍼는 공을 따라가지 못했고, 결국 재차 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연 이은 실점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반면 일본은 침착했다. 이내 쐐기골이 터졌다. 전반 37분 다카케 히카리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받은 다나카 요코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전반을 1-3으로 마친 한국은 이후 만회골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일본의 단단한 수비를 넘지 못했고, 시간이 갈수록 체력적 한계에도 부딪혔다. 결국 더 이상의 추가 득점 없이 적지에서 씁쓸한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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