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민주화 한다더니 키코기업 외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파생상품 '키코(KIKO)'로 인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이 정부에 금융청문회·특검 등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토론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석현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공동위원장은 30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후보 및 다른 대선후보자들이 이 나라 미래 경쟁력의 기반인 키코 피해중소기업과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다른 중소기업 정책은 잘 하고 있는데 유독 키코에 대해서만 소극적이고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박병원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만나 이야기했지만 소극적이더라"고 지적했다.
그는 "키코 피해 기업들은 키코에 발목만 잡히지 않았다면 지금쯤 히든 챔피언 기업이 되었을 것"이라며 "피해기업들이 키코의 악몽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수출증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법원은 1심에서 은행들로 하여금 4개의 키코 피해기업들에게 피해액의 70%를 돌려주라고 판결한 바 있다. 하지만 공대위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조붕구 공대위 부위원장은 "일주일 전에 승소해서 분위기가 좋아졌지만, 2심에서도 좋은 결과가 날지는 알 수 없다"며 "1심에서 패소한 다른 기업들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경영권과 주식을 은행에 넘기고 소송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반성장·경제민주화 등 정부의 정책이 키코 피해기업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부위원장은 "정부에서 동반성장 화두를 내놨지만, 금융 상품으로 피해를 본 우리에게는 아무런 정책적 배려를 해 주지 않고 있다"며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도 키코 기업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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