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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계’를 위해 스파에 간다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20초

中 스파 시장 규모 68조원…3~5년 후 102조원 시장 될 듯

중국인, ‘관계’를 위해 스파에 간다고? 중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곳 중 하나가 마사지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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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가 유명한 중국. 이제는 마사지숍보다 스파에 눈 돌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 또한 스파를 즐김에 따라 향후 시장 성장성이 기대된다.

중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곳 중 하나가 마사지집이다. 중국의 전신 마사지가 워낙 유명한데다 가격도 저렴한 탓이다. 심지어 중국 골목마다 마사지숍이 한군데씩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국 현지인들도 마사지를 좋아해 퇴근 이후 마사지숍을 거쳐 집에 가는 회사원이 많다. 퇴근 시간이 지난 8시 이후 마사지숍에는 양복을 입은 채 일렬로 늘어앉아 발마사지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반면 본래 마사지 외에 변질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퇴폐숍도 많은 탓에 마사지숍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또 중국 현지인이 주로 찾는 마사지숍은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지만, 허름한 실내, 더러운 위생 등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 시설때문에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마사지를 받기 전에 외부에서 실내를 들여다보면서 ‘제대로 된 곳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사지숍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스파’가 중국 내국인들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중국의 마사지집들이 제공하는 발마사지와 지압· 전신· 마사지 등 기본 서비스와 함께 얼굴 마사지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내 청결도와 위생 상태를 월등히 끌어올린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한 건강을 중시한 기존 마사지숍에 비해서 얼굴 마사지나 간단한 피부 시술 등 미용적 기능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물론 동네 마사지숍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동네 마사지숍에서는 아무리 비싸도 100위안(1만7000원)이면 충분한 발마사지나 전신 마사지가 스파에서는 500위안에서 900위안(8만5000원에서 15만3000원) 정도로 가격이 껑충 뛴다. 중국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10회 이용권 등의 묶음 이용권(중국에서는 식당에서도 묶음 이용권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을 구매하면 다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해도 300위안(5만1000원)에서 600위안(10만2000원)으로 여전히 중국의 임금 수준에 비해 비싼 편이다.


그러나 스파의 비싼 가격은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젊은 중국인들에게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스파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늘 예약이 꽉 찬다고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월급으로 5000~6000 위안을 받는 샐러리맨들은 공동구매나 프로모션용으로 내놓은 저렴한 가격의 온라인 상품을 구매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고객을 끌기 위한 미끼 상품으로 기존 가격 500위안짜리를 100위안으로 내놓는 업체들이 제법 있다.


상하이의 로사 스파에 근무하는 직원은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첫 1회는 100위안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구입하거나 공동구매를 통해 30% 저렴한 가격에 쿠폰을 구입한 직장 여성들이 주로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스파 시장의 규모는 이미 연간 4000억 위안(68조원)을 넘어섰으며 향후 3~5년 사이에 6000억 위안선(102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협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스파 시장의 성장세는 매년 15%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스파산업의 발전에는 중국 경제 성장과 개인 수입의 증가가 밑받침되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과거 미(美) 추구를 죄악시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TV에서 보이는 배우들처럼 아름답고 멋진 외모를 가꾸려는 분위기가 스파산업 발전에 더욱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파를 즐겨 방문한다는 한 55세의 중국 여성은 “20대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색 작업복을 즐겨 입었고 외모를 가꾸는 여성은 문제가 있거나 혹은 단정치 못하다는 부정의 눈길을 받아야 했다”면서 “지금은 마음껏 스파에서 외모를 가꿀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일반 마사지업체에 만연된 퇴폐 서비스 등을 피해서 좀 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원하는 여성들도 스파를 즐겨 찾는다. 그러나 남성이라고 스파 고객에서 예외는 아니다. 최고급 스파 중 하나인 반얀트리 스파의 경우 고객의 45%가 남성이라고 한다. 남성들이 스파를 찾는 이유는 여성들과는 조금 다르다. 중국 비즈니스의 특성인 ‘시(인맥 관계)’를 맺기 위해서 스파를 찾는 것이다. 헬스클럽과 비슷하게 함께 스파를 찾아서 운동이나 마사지를 받으면서 서로의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중국의 스파 산업이 앞으로도 인기를 누릴 충분한 이유다.



중국의 대표 브랜드들
중국인들 젓가락에 걸린 하얀 코끼리, ‘바이샹’


중국인들은 면 요리를 참 좋아한다. 한국 사람들은 밀가루보다는 쌀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중국인들은 아침에도 밀가루로 만들어진 빵을 먹거나 점심, 저녁에도 밀가루로 만들어진 국수 요리를 즐겨 먹는다. 국물과 함께 면이 들어있는 라면은 중국인의 이러한 특성에도 딱 들어맞는 제품이다.


중국인들이 여행을 가는 모습을 보면 공항이나 기차 대합실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컵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 라면은 중국 본토 제품이 아닌 경우가 많다. 대만에서 시작된 캉시푸, 일본의 니신, 한국의 농심 등이 그들이 즐겨 먹는 라면이다.


‘하얀 코끼리’라는 뜻의 바이샹(白象)브랜드 라면은 외국산 라면 사이에서 저가 제품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토종 라면 브랜드이다. 바이샹 라면은 과거 정부 소유의 기업에서 분리돼 나온 중국 최대의 라면 업체 중 한 곳이다. 중국 전체 라면시장의 약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등 판매 물량 기준으로 최대의 라면 브랜드이다. 중국인들을 사로잡은 바이샹 라면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스턴트 라면이 건강식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짐에 따라 바이샹은 튀기지 않은 생라면 시장에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샹이 판매하는 라면은 매운맛이 강한 한국과 달리 돼지고기 국물, 닭 국물, 쇠고기 국물 맛 등이 있으며 이슬람교도를 위한 무슬림 라면도 판매한다.


중국인, ‘관계’를 위해 스파에 간다고?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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