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밋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롬니는 이날 오후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린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지명 투표를 통해 11월 대선에 나설 후보로 선출됐다. 전체 2286명의 대의원 투표에서 2061표(90%)를 얻었다. 폴 라이언 하원의원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롬니는 오는 11월6일 치러지는 미 대선까지 2달여간 재선에 도전하는 오바마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여론조사에선 롬니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소 밀리는 양상이다.
공화당은 이번 전대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초라한 경제성적표를 적극 알리는데 주력했다. 공화당의 전국위원장인 라인스 프리버스는 이날 오바마의 재선은 “4년 더 실패하는 것”이라며 “롬니와 라이언에게 투표하면 미국이 다시 일할 수 있게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날 전대는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작의 영향으로 하루 연기되는 등 흥행몰이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공화당은 전대를 통해 대선 분위기를 띄우려고 했지만 강력한 허리케인 아이작이 몰아치면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비롯한 당내 주요 인사들이 불참하며 김이 새버렸다.
공화당은 아이작의 영향이 오는 30일 롬니 후보의 수락 연설까지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탬파를 비켜간 허리케인은 7년전 카트리나로 쑥대밭이 됐던 뉴올리언스로 향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롬니의 수락 연설과 기상특보가 텔레비전화면을 분할하는 불편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롬니의 수락연설은 TV로 생중계될 예정이지만 CNN과 ABC 등 미국의 주요 방송사가 간판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들을 폭풍 강타 지역으로 급파하면 공화당의 전대를 중계하지 않을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롬니는 지난해 초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각종 악재에 시달려왔다. 최근에는 토드 에이킨 미주리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진짜 강간이라면 임신되지 않는다”고 말해 득표 활동을 방해했다. 낙태가 대선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롬니의 오락가락 낙태관을 드러내는데 일조했다.
지난달 열린 런던올림픽 기간 중에는 유럽 순방길에 오르며 ‘올림픽 효과’를 기대했지만, 인종차별 발언 등 각종 말실수로 지지율만 깍아 먹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밤 진행되는 공화당 전대의 하이라이트인 기조연설에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맡았다. 크리스 주지사는 롬니의 뻣뻣함과 대조적으로 대담한 스타일로 정치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롬니의 부인인 앤 롬니도 이날 밤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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