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사회공헌 출연금액 500대 기업 연평균 20배
'KRA Angels' 조직, 농어촌·장학사업 등 전방위 지원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자그마치 2497억원. 한국마사회가 지난 한 해 사회공헌을 위해 사회에 환원한 돈의 액수다. 이는 우리나라 500대 기업의 연간 평균 사회공헌지출액인 120억원과 비교해 20배가 넘는 규모다. 한국마사회는 경마매출 증가세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매년 사회공헌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우선 사회분야에서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당기순이익의 70%에 달하는 2293억원을 출연했다. 여기에는 축산발전기금 1835억원, 농어민 복지증진사업 109억원, 농어민 장학사업 162억원, 농축산 홍보사업 104억원, 마사진흥 분야 83억원 등이 포함됐다. 이 모든 금액은 농어촌 발전사업에 쓰였다.
사회공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부금은 해마다 10억원씩 증액해 2011년 기준 204억원을 집행했다. 이와 별개로 마사회는 작년에 매출액의 18%, 1조4530억원(국세 3340억원, 지방세 1조1189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납부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법인세 규모와 맞먹는다.
◆ 경마장의 천사들 'KRA Angels' = 한국마사회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중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경마장의 천사들'로 불리는 'KRA Angels'다. 봉사단 'KRA Angels'는 마사회 모든 임직원들을 구성원으로 2004년 1월 창단됐다.
이들은 처음에 말 산업 전문기업의 특성을 살려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재활승마와 게임중독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치료승마 등 특화된 봉사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1사1촌 결연마을 지원,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농어촌 일손돕기 사랑의 연탄 나눔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봉사프로그램으로 확대, 시행해 오고 있다.
작년에는 봉사단 11명이 미얀마로 날아가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봉사대상국에서 다용도로 쓰여지는 말이나 염소와 같은 동물들을 지원하는 등 스토리가 있는 봉사활동을 추진했다. 2010년에는 아프리카의 빈민국인 에디오피아를 찾아 공동우물 시공, 한국마을 교육지원 등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오기도 했다.
창단 9년째를 맞는 'KRA Angels' 봉사단은 올해는 특색있고 참신한 사회공헌 모델을 개발해 사회공익기업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재능기부 봉사동아리의 육성이다. 재능기부는 단순한 금전이나 서비스의 지원이 아닌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봉사에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활동분야는 사진, 이발, IT, 전기, 통신, 독서지도, 상담치료, 조경 등 8개 분야다. 재능기부 봉사활동은 매월 말 수요일 오후 혹은 휴무일에 수혜를 받는 곳에서 필요로 할 때 찾아가는 니즈(Needs)형 봉사활동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황금마차'라 불리는 복지차량 기부 = '사랑의 황금마차'는 적절한 교통수단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농어촌지역 장애인재활시설, 지역자활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에 복지차량을 기부하는 한국마사회의 대표 사회공헌 사업이다. 교통수단을 의미하는 마차와 사회공헌의 정신인 사랑을 결합해 이름을 지었다.
농어촌지원 분야 대표브랜드로 자리잡은 '사랑의 황금마차'는 2004년에 최초로 12인승 다목적 승합차 16대를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자동차가 절실했던 시설에서 반응이 너무 뜨거웠을 뿐만 아니라 운영실태 조사결과 1일 평균 이용인원 17명에 운행거리가 62km에 이르는 등 실질적인 기부효과가 커 매년 지원대상과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9년 동안 총 757대의 황금마차가 농어촌 지역의 복지시설 등에 전달됐다. 마사회는 올해도 전년보다 20대 늘어난 130대(31억2000만원 상당)의 사랑의 황금마차'를 마련해 지난 3일 서울경마공원에서 '2012년 KRA 사랑의 황금마차 전달식'을 가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기마경찰대, 미니호스(작은 말) 등 20여 마리의 말들이 130대의 오렌지빛 황금마차와 함께 퍼레이드를 펼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KRA Angels'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주황색 사랑의 황금마차들은 농어촌 벽지마을을 구석구석 누비며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꿈을 키워가는 이들의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 청소년 마음을 치유하는 승마힐링센터 = 마사회는 특화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올해 시작한 승마힐링센터 건립이 대표적이다. 공부에 대한 압박과 게임중독으로 인한 청소년의 집중력 장애와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분노조절 곤란과 인격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에 승마가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KRA 승마힐링센터를 지난 6월 25일 인천에 연 것. 마사회는 전국에 총 30개소의 승마힐링센터 건립을 위해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마사회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농어촌 지역의 교육, 의료, 복지 증진에 출연기금과 기부금의 90% 이상을 할애해 지원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농어촌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도서보급과 교육 등의 특화사업을 펼치고, 장애청소년을 위해 'KRA 야간재활교육센터' 6개소를 개설해 재활을 돕고 있다. 또 어려운 가정형편의 학생에게 지원되는 '미래희망 사다리사업'도 인기를 얻고 있다.
장애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꿈을 잡고'(Job Go)도 눈에 띈다. 경기도 내 지적장애 청년 100명을 선발, 경기도 내 위치한 장외지점 5개소(의정부, 구리, 일산, 안산, 시흥)에서 주 5일 교육을 담당하게 되고, 연간 교육비로 약 6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마사회는 경비를 제외한 경마 수익금 대부분을 제세금, 농어촌지원 특별적립금, 사회복지 기부금 등의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공기업의 존재 가치는 사회기여에 있다는 것을 명심함은 물론, 일등 사회공헌 기업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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