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삼성전자 디자이너 10여명이 '갤럭시S3' 디자인 속에 숨겨진 노력과 의미에 대한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미국 법원에서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배심원 평결이 나온 직후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4일 자사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를 통해 공개된 영상 인터뷰에서 디자이너들은 갤럭시S3 개발을 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자연'과 '교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품 안에 첨단 기술력이 들어 있지만, 사용자들이 그 기술력을 느낄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감성적으로 설계하는데 초점을 뒀다고 했다.
송한길 디자이너는 "계곡물 속에 조약돌이 햇빛을 받아서 반짝거리는 모습을 보고, 물의 흐름과 반사되는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아내고 싶었다"며 "예전에는 화학부식을 통해 스마트폰의 헤어라인을 만들었지만, 갤럭시S3는 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직접 사람 손으로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을 가지고 헤어라인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또한 갤럭시S3의 콤팩트하면서 손에 착 감기는 둥근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프로토타입 검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3의 외형뿐만 아니라 사운드 측면에서도 가장 현실에 가깝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윤중삼 사운드 디자이너는 "스마트폰을 사서 처음에 전원을 켜고, 통화를 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등 여러가지 상황이 진행 될때 산림욕을 하는 듯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용구 사운드 디자이너는 "우유, 주스, 요거트 등 점성이 있는 액체가 예쁜 소리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며 "다이얼을 누를 때마다 나는 사운드는 오렌지주스를 작은 컵에 담아놓고 물을 떨어뜨린 순간에 나오는 소리"라고 전했다.
왕지연 UX 디자이너는 사용하면서 더 의미있는 UI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는 폰의 잠금해지 창을 많이 접하는데, 그 화면을 볼 때마다 즐거운 상상을 끌어내길 원했다"며 "손으로 풀 위를 스친다든지, 발로 물을 찰랑찰랑 한다든가, 자전거를 타며 시원한 바람을 맞는 등 즐겁고 좋은 경험을 스마트폰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민혁 수석 디자이너는 "전체적으로 자연을 담아내고 싶었다"며 "과거의 스마트폰보다 소비자와 좀더 교감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S3는 그저 완성형의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스마트폰의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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