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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플릿' K리그, 숨막혔던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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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플릿' K리그, 숨막혔던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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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피 말리는 여름밤의 혈투였다.

26일 오후 7시 전국 8개 구장에서 동시에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0라운드. 올 시즌 첫 도입되는 스플릿 시스템의 상하위 그룹이 갈리는 운명의 날이었다.


일찌감치 강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위 그룹의 막차 티켓. 주인은 경남FC였다. 절벽으로 내몰리는 듯 했지만 마지막 순간 동아줄을 잡았다. 반면 5연승 등 막판 스퍼트로 드라마틱한 반전을 꿈꾸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끝내 하나 남은 퍼즐을 찾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대구 FC와 성남 일화도 씁쓸하게 하위 스플릿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한 골 한 골에 극명하게 엇갈리던 각 구장의 희비, 시간대별로 복기했다.

PM 07:34 김은선 골 경남 0-1 광주
8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9위 대구(승점 40, 골득실 -5)
10위 경남(승점 37, 골득실 +1)
11위 성남(승점 37, 골득실 -6)


팽팽한 긴장감 속 진행되던 전반전. 대진 상 가장 유리할 것이라 평가받던 경남이 오히려 가장 먼저 일격을 당했다. '고춧가루 부대' 광주FC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경남은 이제 최소 두 골이 필요했다. 순식간에 가장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린 셈. 물론 아직 남은 시간은 많았다.


PM 07:38 에벨톤 골 성남 1-0 수원
8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9위 대구(승점 40, 골득실 -5)
10위 성남(승점 39, 골득실 -5)
11위 경남(승점 37, 골득실 +1)


처음으로 8위권 순위가 요동쳤다. 탄천발 골 소식이 날아들었다. 에벨톤의 슈팅이 수원 골망을 가른 것. 성남은 실시간 승점 39점이 되며 경남을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희망의 불씨이기도 했다. 현 상황에서 성남이 한 골을 더 넣고, 인천이 두 골 차, 대구가 어느 골 차로든 패한다면 성남은 단박에 8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8위 싸움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됐다.


'첫 스플릿' K리그, 숨막혔던 90분


PM 07:43 하대성 골 서울 1-0 대구
8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9위 성남(승점 39, 골득실 -5)
10위 대구(승점 39, 골득실 -6)
11위 경남(승점 37, 골득실 +1)


5분 뒤 이번엔 상암에서 골이 터졌다. 하대성의 슈팅이 대구 골문에 꽂혔다. 이와 함께 대구의 승점은 39점으로 주저앉았고, 골득실은 -6이 됐다. 성남이 어부지리를 얻었다. 대구를 골득실 차로 제치고 9위로 올라섰다. 잠시 후 모든 구장의 전반전이 종료됐다. 아직 나머지 45분이 남아있었다. 아직 결말을 향한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PM 08:10 고재성 골 경남 1-1 광주
8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9위 성남(승점 39, 골득실 -5)
10위 대구(승점 39, 골득실 -6)
11위 경남(승점 38, 골득실 +2)


후반 들어 경남의 저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고재성의 만회골로 광주와 1-1 균형을 이뤘다. 실시간 순위에선 여전히 11위. 하지만 한 골만 더 넣는다면 곧장 8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8위권 팀 가운데 골득실은 가장 앞선 덕이었다. 경남 선수들의 발놀림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PM 08:11 보스나 골 성남 1-1 수원
8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9위 대구(승점 39, 골득실 -6)
10위 경남(승점 38, 골득실 +2)
11위 성남(승점 37, 골득실 -6)


이번엔 성남이 타격을 입었다. 보스나에게 만회골을 허용하며 1-1. 순위는 다시 11위로 떨어졌다. 후반 이른 시간이었으나, 남은 시간과 경기 양상을 고려했을 땐 결정타나 다름 없었다. 이젠 다른 팀들의 실족만을 기다릴 수 밖는 상황이 됐다.


PM 08:21 최현연 골 경남 2-1 광주
8위 경남(승점 40, 골득실 +3)
9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10위 대구(승점 39, 골득실 -6)
11위 성남(승점 37, 골득실 -6)


후반 시작 18분, 또 한 번 거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경남이 역전에 성공한 것. 승점 40점이 된 경남은 골득실에서 인천을 제치고 곧장 8위로 올라섰다. 이제 다급해진 쪽은 인천이 됐다. 오직 승리만이 필요했다. 급한 마음 탓인지 유리한 경기 흐름에도 좀처럼 제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 모인 1만 4천여 홈팬들의 마음 속에도 조금씩 불안감이 싹텄다.


PM 08:36 몰리나 골 서울 2-0 대구
8위 경남(승점 40, 골득실 +3)
9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10위 대구(승점 39, 골득실 -7)
11위 성남(승점 37, 골득실 -6)

대구로선 치명적 한 방을 허용한 셈이었다. 후반 33분 몰리나의 골이 터지면서 두 골 차로 벌어졌다. 더불어 성남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희망이 사라져갔다. 사실상 8위 싸움은 인천과 경남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문제는 인천의 골 결정력. 문상윤과 박준태 등 공격수를 잇따라 투입하며 공세의 고삐를 당겨봤지만, 여전히 제주의 수비는 견고했다.


'첫 스플릿' K리그, 숨막혔던 90분


PM 08:53 인천 0-0 제주 경기종료
8위 경남(승점 40, 골득실 +3)
9위 인천(승점 40, 골득실 -2)
10위 대구(승점 39, 골득실 -7)
11위 성남(승점 37, 골득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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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의 추가시간도 모두 흘렀다. 공격권을 쥔 인천의 마지막 코너킥. 박준태의 발을 떠난 공이 달려들던 동료의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됐지만, 공은 끝내 골대를 외면했다. 이윽고 경기 종료. 0-0 무승부였다. 인천 선수들은 모두 얼굴을 감싸 쥐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홈 10경기 연속 무패(5승 5무)와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를 이어왔음에도 결국 9위, 아쉬움의 크기는 더했다. 같은 시간 경남 선수들은 인천의 무승부 소식에 환호했다. 마지막 순간 일궈낸 드라마 같은 대역전극이었다. 이제 상위 8팀은 우승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위해, 하위 8팀은 강등을 모면하기 위한 총 14라운드의 결전에 놓이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상하위 스플릿(30라운드 결과, 순위 순)
상위: 서울-전북-수원-울산-포항-부산-제주-경남
하위: 인천-대구-성남-전남-대전-광주-상주-강원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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