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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가 '강남 스타일'을 부르짖는 속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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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신 성장동력 창출을 목표로 매립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가 때 아닌 '강남 스타일' 열풍에 빠졌다.


송도 국제업무단지 사업자가 "송도 교육수준은 이미 강남과 대등"하다고 선전하고 나선 것이다. 인천시 산하 교통공사는 가수 싸이가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찍었다는 송도 지하철역이 '명소'가 됐다고 홍보에 혈안이다. 어찌된 일일까.

◇ 송도, 강남 8학군 안 부럽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최근 배포한 홍보자료는 지난해 실시된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인용하고 있다. 국ㆍ영ㆍ수 3과목에 한정된 내용이다.


이 자료를 보면 송도에 있는 3개 중학교에서 '보통 이상의 학력 수준을 가진 학생의 비율'이 89.5~90.4%다. 이와 비교된 서울 강남의 반포ㆍ서일ㆍ도곡 중학교의 수치는 89.4~90.9%다.NSIC는 이를 근거로 "송도가 '교육의 명문'으로 급부상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NSIC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포스코교육재단이 설립할 자율형 사립고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연세대 송도캠퍼스, 지난 3월 개교한 '한국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 등을 거론하며 송도의 '우수한' 교육환경을 한껏 부각시켰다.


NSIC의 홍보는 자사가 분양한 아파트 입주예정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정점을 찍었다. 설문에 응한 A 아파트 1차 단지 계약자의 41%, 2차 단지의 71%가 "교육환경 때문에 송도에 아파트를 분양받게 됐다"는 내용이다. 결론은 송도가 강남 8학군 못지 않은 '교육특구'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교통공사도 '강남 스타일' 뮤직 비디오가 촬영된 인천지하철 '센트럴파크 역'과 '국제업무단지 역' 2곳이 새로운 명소가 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가수 싸이와 현아가 춤을 춘 곳이 어디냐 ?"는 문의가 쇄도하면서 2개 지하철역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 떨어진 '호재', 기댈 곳은 '교육열' 뿐? =NSIC는 송도 전체 면적의 10분 1 가량(570만 여㎡)인 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하는 회사다. 국제업무단지는 외국 굴지의 기업을 유치해 인천에 새로운 비즈니스 중심지를 만들기 위해 매립된 지역이다.


국내 최고 높이(312m)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를 비롯해 강남 테혜란 거리에 버금가는 업무지구 개발이 사업의 핵심 목표다.미국의 게일(Gale)사와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인 NSIC는 인천시로부터 매립지를 넘겨받아 지난 2003년 국제업무단지 개발권을 얻었다.


그런 회사가 송도를 '교육특구'로 선전하고 나선 까닭이 뭘까. 말 못할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2008년 예상치 못한 국제 금융위기가 터지자 외국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사실상 뚝 끊기다시피 했다. 2009년 외관이 완성된 동북아트레이드타워에는 시스코(Cisco)와 3M, 오티스 등 몇몇 기업을 빼면 입주예정 기업이 없다. 65층에 이르는 건물은 투자자를 찾지 못해 3년 넘게 텅 비었다. 이 타워 외에 570만 여㎡에 달하는 국제업무단지에 입주한 외국기업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외국 기업이 투자를 결심하게 할 만한 이른바 '호재'가 떨어진 점도 NSIC의 오랜 고민거리다. NSIC는 개발 초기부터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인천시에 기부채납한 송도 컨벤션센터에 1500억원, 송도 중앙공원에 2100억원 등 수익을 낼 수 없는 사업에 들인 돈만 8000억원이 넘는다. 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한 '선 투자'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후 사업의 핵심재원인 아파트 분양수입이 급감하자 이같은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송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유일한 카드는 '교육열'. NSIC는 이미 2009년 문 연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 효과를 톡톡히 본 적이 있다. 대학 등록금의 두배가 넘는 학비에도 전국적인 입학 열풍이 불었다.


'불편한 진실'은 지하철 역에도 있다. 인천교통공사가 '강남 스타일' 촬영장소인 '센트럴파크 역'과 '국제업무단지 역'을 알리고 나섰지만 사실 두 역은 30개에 가까운 인천지하철 역사 중 이용승객이 가장 적은 역으로 꼽힌다. 역사가 자리한 국제업무단지 개발이 늦어지면서 좀처럼 유동인구가 생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송도의 짝퉁 '강남스타일' 및 교육특구 홍보는 부동산 열기를 다시 불러 일으키려는 속내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회사원 김상철(33) 씨는 "송도가 유명세를 타는 건 좋지만 사실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당초 개발방향은 흐려진 채 송도가 엉뚱하게 '인천의 8학군'이나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만 인식되는 것 같아 좀 씁쓸하다"고 말했다.




노승환 기자 todif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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