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목표가 하향
1분기 거래금 6兆 그쳐
삼성證 등 영업익 급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주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향조정 되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 부진 등으로 올해 1분기(4~6월)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연간 실적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업황악화에 서로 상대 증권사의 목표주가를 내리는 '뼈아픈 제살깎기'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기대에 못 미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KDB대우증권, 동양증권, 키움증권, 교보증권 등이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동양증권이 6만8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내린 것을 비롯해 11~19% 하향조정됐다.
삼성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2%, 54.97% 줄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 실적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업계 전반이 그렇듯 시장여건 악화와 점유율 하락으로 위탁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코스피가 7.9% 하락하는 동안 거래대금은 25.1% 감소했고 이 가운데 개인거래대금은 32.5%나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리테일 점유율 역시 4.22%에서 3.64%까지 하락했다. 자산관리 수익도 증시 침체 과정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밖에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도 1분기 실적 발표 후 키움증권과 교보증권에서 각각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이들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53.54%, 48.43%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이 69.85% 급감한 키움증권에 대해서도 교보증권과 동양증권이 목표주가를 내리는 등'크로스 하향조정' 바람이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66억원(72.7%) 크게 줄었다. 나라 안팎으로 불안요인이 많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주식 거래대금이 6조원대로 감소한 점이 실적 부진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2분기 역시 소폭 개선 혹은 제자리 걸음이 예상되면서 '장기투자자가 아니라면 증권업종에 대한 접근은 당분간 힘들다'는 솔직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거래대금의 정상화 없이는 브로커리지 기반인 국내 증권사들의 업황 회복은 먼나라 얘기이기 때문이다. 2분기 거래대금은 6조원을 웃돈 날을 손에 꼽을 정도로 저조한 상황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의 증가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 없이 단기 상승은 어렵다”며 “그러나 이 역시 예측 가능성이 약하고 실현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투자 포인트로 활용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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