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낭비·원칙위배·제도개선 등 3대 유형 분류 보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방만경영이 우려돼 출자금을 정부에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11 회계연도 결산국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11회계연도 결산검토 보고서'에서 결산상 문제점을 예산낭비, 예산원칙위배, 제도개선 등 3대 유형으로 분류하고 KIC를 대표적 예산낭비사업으로 꼽았다. KIC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과 한국은행으로부터 수탁 받은 외화자산을 위탁 운용하고 있으며 2011년 말 기준 총 자본금은 1000억원, 운용자산규모는 50조원에 육박한다.
예결위는 보고서에서 " KIC의 보유자산은 대부분 현금자산(1400억원)으로 사업의 수익·지출구조 상 특별한 재무적 활동 없이도 현금의 순유입이 발생한다"며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풍부한 유동성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경우, 조직생리상 새로운 사용처를 만들어 내고 방만한 경영을 초래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KIC에 대한 출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외평기금으로 환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증부 서민금융(햇살론)의 경우 보증재원 규모를 2조원으로 산정했지만 운용배수가 3.4로 당초 설정치(5배수)에 비해 낮아 내년에는 햇살론 보증재원 출연규모를 축소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가 에너지관련 국제기구의 2012년분 분담금을 2011년 31만6800유로를 선납한 것도 불필요한 예산지출로 꼽았다.
조달청이 정보화 예산에서 발생한 낙찰차액으로 신규 정보화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의 규모를 임의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예산집행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국가재정 관련법 등 예산원칙 위배유형에는 농식품부의 세계김치연구소 지원이 문제가 됐다. 농식품부는 2009년부터 201년까지 3년간 총 184억원을 세계김치연구소 측에 전액 민간자본보조로 지원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예산집행액은 4950만원에 불과했고 보유자금의 이자에 대해서는 국고에 반납하지 않았다.
중소기업청은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세출에서 발생한 국고보조금 및 출연금 반환금을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 세입으로 계상하지 않고 일반회계 세입으로 계상해 정부의 예산원칙을 어겼다. 지경부의 스마트케어(원격진료 시범사업)의 경우 관련 법안이 18대 국회 자동폐기되고 반대여론도 많아 법적 기반이 구축될 때까지 시행을 유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보고서는 예산집행의 법적·제도적 근거가 완비되지 않거나 예산의 부당한 집행을 시정하기 위한 제도개선 사항도 제시했다. 준공 후 민간투자비를 정부가 지원(정부지급금: 임대료 및 운영비) 해 주는 임대형민자사업(BTL)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가 정부지급금 산출구조 중 원가절감에 반하는 요소를 적극 재검토해 재정의 구조적 과다지출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 농촌진흥청, 소방방재청, 기상청 등에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정보화예산이 아닌 연구개발(R&D)예산으로 편성해 집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절적하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이외에 제도개선 사항으로는 ▲대학의 연구개발 간접비 비율 축소 ▲ 금융감독원 감독분담금의 부담금 지정 ▲ 기능성 전투화개발사업 사전검증 미흡 ▲ K-11 복합형소총 전력화 지연을 고려하지 않은 탄약 등 선구매 등을 꼽았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이날 2011년도 결산안 심사를 위한 결산소위를 구성했다. 결산소위는 새누리당 4명, 민주통합당 3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됐으며 소위 위원장은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이 맡기로 했다. 예결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은 이날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결산소위 구성안을 보고하면서 "결산안 심사과정에서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배격하고 결산상의 문제점을 매섭게 질책, 추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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