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기업 규모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요 대기업은 상반기 보다 활짝 채용 문을 열어놓았지만 중소기업은 암울한 분위기다. 하반기 경기 전망에 빨간 불이 켜진 데 따른 결과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9월부터 본격 시작되는 하반기 신입 채용에서 대기업의 채용 규모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93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 계획'을 물었더니, 51.8%가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채용 계획이 없다는 비율(32.1%)을 제외하면 기업 10곳 중 7곳이 하반기 채용에 긍정적인 셈이다.
채용 규모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50%) 증가할 예정(29%)으로, 대부분 두 자릿수(82%) 채용이 주를 이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그룹(4500명)·LG그룹(3000명)을 채용하고, 두산그룹(700명)·효성그룹(300명)·코오롱그룹(250명)·한국전력공사(246명)·한국수력원자력(200명)·포스코그룹·STX그룹 등은 세 자릿수 채용을 계획 중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채용 목표를 낮춰 잡거나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51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이런 현실을 반영했다.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한 중소기업은 55.4%로, 전년 동기 대비 13.3%p 줄었다. 중소기업 한 곳당 평균 채용 인원은 10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국가산업단지 내 고용규모 5000명 이상인 중소기업 553곳을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하반기에 채용 계획을 확정한 중소기업은 32.7%에 그쳤으며, 채용 규모도 한 곳당 평균 1.22명에 불과했다.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낮은 기대감이 중소기업 채용 시장에 찬바람을 끼얹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채용 규모를 결정하는데 국내외 경기 흐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면서 "여력이 되는 대기업은 연초 계획대로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는 반면 중소기업은 확연히 줄어드는 등 채용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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