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서울시교육청이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생부 기재 문제를 놓고 교과부에 반기를 들었다. 경기·전북· 광주·강원도교육청의 기재 거부 방침과 맞물려 교과부와 교육청 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은 교육과학기술부에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즉시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21일 밝혔다. 교과부의 방침을 거부한다고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돼 앞으로 학생부 기재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방식을 전면 개정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교과부에 발송했다. 공문에는 학생부 학교폭력 기록에 대해 졸업 전 삭제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 등을 도입하라는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즉시 수용할 것과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의 경중을 고려해 기재 범위를 최소화하고 초ㆍ중ㆍ고교별 기재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가해사실 학생부 기재는 불가피하게 입시와 취업에 추가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고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는 인권 제한 조치"라며 "이를 시행하려면 국회 입법을 통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다음달 4일 개최될 전국 시ㆍ도교육감 협의회에 관련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해 공동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과 협의해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경기ㆍ강원ㆍ광주ㆍ전북교육청이 학생부 기재 보류를 선언해 교과부와 대립 중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기재 거부에 관여한 교육청과 산하 학교장, 교사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각 학교에 직무이행 명령을 내려 교과부 지침을 따르게 할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20일 "전북교육청에 지침 준수 여부를 통보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특별 감사가 불가피해졌다"며 이번 주 중으로 특감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경기ㆍ강원ㆍ광주 등 3개 지역 교육청에 대해서도 21일까지 입장을 기다린 후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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